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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Jan 14. 2018

사회는 왜 개인화 되고 있는가?(나홀로족, 1인 가구,

 

'혼자 살 수 밖에 없고, 혼자 살 수 있게 되었고, 혼자 살고 싶다'



'나홀로족'이 사회의 새로운 트랜드로 등장했습니다. 나홀로족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만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혼밥, 혼여가, 혼술문화는 더이상 이상한 풍경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나홀로족은 1인 가구, 비혼족, 딩크족 같은 사회의 개인화현상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회의 개인화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과거 선사시대 때 홀로 있는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역할이 필요하기에 고립은 곧 죽음이었습니다. 즉 사람은 다른 사람을 물리적(물질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물질적으로 풍요하고,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사람은 자신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교감하고, 자신을 의미있게 봐주는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풍요롭지만 무생물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인간은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즉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정서적(감정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나홀로족이라도 마치 스님과 같이 관계에 대한 집착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혼밥을 하면서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것처럼 온라인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연결되어 있으려고 합니다. 또한 필요와 특정 목적을 위한 느슨한 즉석 소모임을 개최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비혼족이라도 만약 자신에게 완벽한 이상향이 나타났을 때, 결혼하지 않을 사람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돈, 배우자, 배우자 가정문화 등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비혼을 선택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필요없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사람에 대한 전제를 가지고 있는 저에게는 그 변화에는 무슨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죽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의문을 가질 여지가 적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자살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개인화는 농경사회에서 도시화가 되면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며, 같은 일을 하며 평생을 함께하는 마을 공동체가 사라졌습니다. 아파트를 기반으로 핵가족이 형성되었고, 그것은 대가족에 비해 자신만의 세계가 강화되고 관계를 맺기는 취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잦은 이사 및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그리고 대학생활 및 도시 속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 나머지, 깊은 관계를 맺기 힘들게 했습니다. 사회의 다원화는 개인의 다원화를 불러 사람들끼리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 20세기 산업화시절 고성장기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나홀로족 같은 트랜드가 나온다는 것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변화가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이유는 앞선 변화의 고도화입니다. 우선, 산업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서구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사회전반적으로 개인주의 문화가 성숙되었습니다. (ex) 공동체보다는 개인, 평등의식, 낮은 권위의식. 저녁 있는 삶 중시) 또한 농경사회에서 벗어나서 여성의 역할이 강화되니 여성의 인권이 강화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이제 여성들은 가부장적 문화에 맞써 자신의 삶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두번째 요인은 기술의 발달로 인한 정보화혁명입니다. 첫째, O2O등의 발달은 가정의 기능을 시장으로 이동시킴에 따라 다른 사람의 역할 없이 홀로 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둘째, 연결성의 고도화는 1인 방송, 콘텐츠 작가와 같이 집단에 소속되지 않고도 혼자서 생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셋째. 사람들과 지속적인 연결은 넓고 얕은 관계를 만들어 사람의 평균 가치를 하락시키고 관계의 피로감을 불렀습니다. 애당초 아무리 많은 사람을 알더라도,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넷째. 1인 방송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거나 혹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등 관계의 욕망을 충족시킬 다양한 장치들이 생겨났습니다. 즉 굳이 사람과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다섯째. 개인주의 문화는 SNS 등을 통해 공유되며 확대, 재생산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는 행복한 일보다는 불행한 일이 많이 올라오고, 인간의 본성상 그런 글들이 더 눈에 잘 띕니다. 예를 들면 결혼과 육아의 장점보다는 안 좋은 점이 더 많이 포스팅되고 더 많이 주목받게 되는 것이죠.



세번째 요인은 저성장, 불황이라는 사회적 상황에 기인합니다. 불황에 취업은 안되고 되더라도 미래는 불안한데, 현재는 ZERO SUM게임의 상황이고, 사회안전망은 불안정하며 가족은 해체되고 있습니다. 즉 의존,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만 잘살면 되는 것이고 타인은 그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무찌를 적이자, 극단적으로는 이용할 도구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에 따라 타인을 사귈 때 가성비를 생각하고, 지나친 투자는 낭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스스로 살아남기에 바빠 관계를 차근차근 쌓을 여유가 없어집니다. 학창시절부터 내제화된 경쟁의식과 SNS을 통한 소통은 타인과의 비교의식을 더더욱 강화합니다. 한마디로 각자도생의 시대입니다. .


결국 모든 요인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혼자 살 수 밖에 없고, 혼자 살 수 있게 되었고, 혼자 살고 싶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혼자 놀 수 밖에 없는 경우는 앞선 예를 들면 삶이 팍팍한 나머지 관계를 맺기 힘들어 진 것입니다. 혼자 놀 수 있게 된 것은 관계에 대한 욕망이 다른 사람의 기능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혼자 살고 싶다는 것은 관계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같이 사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을 더 이득이라고 본 것입니다.


나홀로족 같은 사회의 개인화 현상은 개인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사람이 홀로 살 수 밖에 없게 하는 사회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충족되지 못한 인간관계에 대한 열망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지, 판타지소설·드라마·1인방송·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리만족 한다던지, 혹은 남혐·여혐등 여러가지 혐오현상이 생겨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기업은 간편식을 만드는 등 변화에 경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등 변화가 세상에 이롭게 작용하게 해야할 것입니다.



* 블로그와 동시 포스팅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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