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서도 벗어나게 해 주는 말
어쩌다 보니 누군가와는 굿바이를 하고
우연히 누군가와는 반가워를 한다.
어제 반갑게 인사하던 누군가는 오늘 뒤통수를 때리고 산더미 같은 일을 쥐어주기도 하고
안 맞는다 생각했던 사람과 의외로 통하는 게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새삼스럽게 핸드폰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사진 한 장이 있었다. 몇 달 전이었다면 이 사진을 보고 울컥했을 텐데, 덤덤하게 휴지통을 눌렀다.
좋았지, 저 때. 저 때 나도 참 사랑스러웠어.
지금 와서 보니 넌 조금 촌스럽고 많이 치사했다.
나는 줄곧 누군가가 딱딱한 복숭아와 물렁한 복숭아 중 어떤 걸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물렁한 복숭아. 얼마 전 먹은 복숭아 샐러드에는 딱딱한 복숭아가 들어있었는데 복숭아의 떫은맛이 맛있게 느껴질 줄이야. 내가 변한 건가, 넓어진 건가. 어쩌다 보니 딱딱한 복숭아도 좋아하게 되었네.
이런 일들을 매일 발견하다 보면 내가 나를 봐도 새로운데 너는 얼마나 더 새로울까.
가끔은 내가 나에 대해서 설명할 때
이게 과연 내가 맞을까?
어쩌면 내일은 내가 달라질 수도 있잖아.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우리 매일에는
‘어쩌다 보니’도 너무 많고 ‘우연히’, ‘순식간에’ 혹은 ‘의도적으로’ 도 참 많으니 뭐하나 정해졌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정해지지 않았다 하기에도 애매하네. 주절주절
나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다면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일 거야.
누군가가 이해 안 되는 행동을 할 때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절대 이해가 안 되면 그냥
주문처럼.
이 상황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