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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치스러운글 May 22. 2019

미안하다고 말하는 용기

너는 왜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해?


너는 왜 미안하다는 말을 안해?



가끔 내 주위에는 미안하다는 말에 유난히 인색한 사람들이 있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도 있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어색한 사람도 있다.

만약 당신이 그 중 하나라면 어떤 사람이던 간에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그래도 용기를 내서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이다.


1. 사과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고맙다는 말은 언제해도 늦지 않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그 순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에게는 그 순간이 상처가 되기도 하고 나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말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 다는 말은 유독 미안하다는 말에 더욱 묵직하게 박히는 것 같다. 사과를 제대로 하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후회하는 것은 언제나 당신의 몫이다.


2. 사과의 말에는 순서가 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데에는 어떠한 변명도 붙어서는 안된다. 더러 이런 사람들이 있다.

"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잘못 받아들여진 것 같아. 내딴에는 이래서 그랬어 미안해"

이런 식의 사과는 어떠한 마음도 움직일 수 없다. 듣는 사람은 당신의 길고 긴 '사실의 변명'의 끝에 위태하게 달린 '미안해'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 위의 말은 그저 당신의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표시일 뿐이다.


3. 사과의 말에는 무게가 있다.

'미안'과 '미안해'의 무게에는 차이가 있다. 사과의 무게는 사과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무겁게 느낀다면, '미안'이라는 한없이 짧고 간결한 사과는 둘 사이를 더 어색하게 만든다. '해'라는 한 글자가 주는 무거움의 무시무시함은 들어본 사람만이 안다. 만약 당신이 '미안'이라는 단어만 들어왔다면, 다음 기회에 '미안해' 라고 말해보자.


4. 사과의 말에는 습관성이 필요하다.

'뭐가 미안한데? 왜 맨날 미안하다고만 해? 뭘 잘못한지 알아?'

남여사이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라고 하는 위의 문장. 남자가 습관적으로 미안해라고 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왜 사과의 말에 습관성이 필요하냐고? 사과는 한없이 무거워야 한다. 이 주제에서 말하는 습관성이라는 것은 '가벼운'습관이 아니고 '무거운'습관을 말한다. 이 상황을 넘어가려는 사과가 아닌 정말 용기내서 말하는 사과. 마음 깊은 곳에서 이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간절한 마음에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는 묵직한 사과 말이다. 그 용기는 무거운 습관이 들여져야 나온다. 언제나 용기를 가지는 것은 처음이 어렵지, 둘째부터는 2배로, 그 다음은 배로 쉬워지는 법이다.

 


사과는 어렵다. 제대로 된 사과는 더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지금 필요한 당신의 사과는 당신을 바꿀수도, 그 사람을 바꿀수도. 어쩌면 메꾸기 힘들다고 생각한 둘 사이의 벌어진 공간을 채울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사과의 무게만큼이나 그 힘도 한순간의 그의 마음을 무너뜨릴만큼 강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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