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가 퇴사했다.
전공과 다른 업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시작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운 좋게 패션이라는 전공에서 ux디자이너라는 전문직 분야에 들어오게 되었다.
패션디자인과 ux디자인은 많이 달랐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무작정 웹디자이너로 들어섰을 때,
웹디자인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ux디자이너로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스쳐 지나가는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들 끝에 드디어 나는 ux디자이너가 되어 회사에 다니고 있다.
작은 회사이지만 만족할만한 연봉과 복지를 자랑하고 있어 면접을 볼 때부터 입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한 곳이었다. 젊은 대표와 그보다 더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 자유로운 분위기가 it회사라는 내 로망을 실현시켜 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이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했다.
내 사수라고 할 수 있던 입사 선배는 한 명 있었다. 개발자 중심의 회사여서 그런지 디자이너의 인원이 턱없이 적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는 않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렇게 첫 출근날부터 사수에게 많이 배워야지! 다짐했던 나의 마음은 얼마 되지 않아 무너졌다. 사수가 퇴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턱없이 적다고 생각했던 디자이너의 인원이 더 적어진다는 말인가...? 거기에 그럼 나는 누구에게 일을 배워야 하지...?
사수는 내가 입사하고 2주일 뒤에 퇴사했다. 맥이 아닌 윈도 베이스에서 xd프로그램을 쓰던 나는 스케치라는 프로그램에 적응해야 했고, 더불어 내가 맡게 된 프로젝트는 이미 기간이 펜딩된 상황이라 기획과 디자인까지 빠른 속도로 해내야 했다. 맨땅에서 ux디자이너로 준비하기까지 참 고생 많이 했다 생각했는데, 이제 실무에서도 맨땅을 맞이하다니. 의지할 사람도, 물어볼 사람도 한 명도 없다니. 하지만 나는 그만둘 수 없다. 어렵게 이뤄낸 직업인 데다가 에이전시가 이런 복지를 가지는 것도 흔치 않다. 선택의 여지없이 나는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 매거진에서는 나의 사수 없이 맨발로 살아남는 회사생활 얘기를 할 예정이다.
일적인 이야기도 감정적인 이야기도 모두 들어갈 수 있다.
나중에 다시 이 매거진을 보게 되었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