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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치스러운글 Apr 16. 2019

살찌고 싶다고 말하면 듣는 말들

"살 좀 쪄"도 "살 좀 빼" 랑 똑같아


"어우 손목 뿌러지겠다-! 많이 먹고 살 좀 쪄라"

"너무 말랐다 얘.. 해골같아"

"너는 살 안찌는게 고민이야? 재수없다 진짜 나는 살이 쪄서 고민인데"

"다리 치면 부러지겠다."

"야 그래도 살 안찌는게 살 안빠지는 것보다 낫지"



 나는 마른 편의 몸이다. 더 어렸을 때는 정말 내가봐도 해골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랐었다. 지금은 나이도 들고 운동도 꽤 오래 하면서 근육이 늘어 개인적으로 보기 좋은 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운동을 하기 시작한 건 바로 위의 '무례한' 말들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다이어트에 열광한다. 지금은 본인의 몸을 사랑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단 몇 년 전에만 해도 조금이라도 살을 빼서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들이 있었다. 그 사이에서 금지되어지는 말은 흔히 몸무게를 물어본다던가. 살이 쪘다라는 말이라던가 살을 빼라는 말이라던가. 하지만 그 어느누구도 살 좀 쪄라 라던가 운동 좀 해야겠다는 말도 상처가 된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살이 찐 것보다 바싹 마른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인식 때문인걸까. 나는 그 속에서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


 말라서 고민인 사람들은 모두 알 만한 기분일 것이다. 내가 봐도 거울 속의 내 모습은 안쓰럽고 해골같은 모습인데 토할정도로 먹어도 살은 안찌고 소화불량만 일어난다. 키가 큰 것도 아니라서 옷을 입는다고 멋이 나는 것도 아니고, 말라서 몸에 라인도 없이 밋밋하다. 말라서 고민인 사람들도 살쪄서 고민인 사람들만큼 먹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거울을 보면서 작아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럴 때 얘기한다. 손목을 잡으면서,

"많이 좀 먹어~ 살 좀 쪄야겠다. 이게 뭐야 사람 손목 맞아?"


사람 손목이 맞다. 내 손목이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돼지의 돼자만 들어도 살찐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마른 사람들도 예민해진다. 상대방에게 다이어트 좀 해야겠다는 말만 조심할 것이 아니라 살좀찌라는 말에도 조심해야한다. 본인이 매일같이 먹을 거 싸다 줄 거 아니면 ㅎㅎ 


 그 이후로 나는 열심히 운동을 했다. 지금은 운동 3년차로 요가와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면서 몸을 가꿔왔다.  처음에는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였지만 지금은 나를 위해서 운동한다. 그리고 지금은 상처주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마 제가 보기에는 더 말랐어도 그쪽 보다 건강할거에요."


나는 더이상 상처받지 않는다. 그 때는 사람들에게 무례한 말을 들을 때 자존감이 낮아져 있어서 나도 모르게 상처받았다. 내가 그 사람보다 덜 건강하다고 생각하면서 작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훨씬 건강해졌고, 먹어도 안 찌는 게 아니고 근육이 생기고 있다. 내 몸은 점점 더 예뻐지고 건강해지고 있다. 자존감도 높아져서 상처주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더이상 나 자신을 낮추면서 작아지지 않는다. 그러니 나처럼 말라서 고민인 사람들이 있다면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가졌을 고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고 무례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상대하지 마세요.


당신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이 더 많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몸은 더 좋아질 수 있고 예뻐질 수 있어요. 행복하게 먹고 운동하다보면 어느새 누구나 부러워하는 몸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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