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밤, 오디오북을 들으며 잘 때가 종종 있다. 책은 손으로 넘겨짚어가며 읽어야 한다는 나의 신념에 금이 가게도 오디오로 듣는 책은 나름대로의 매력이 뛰어나다.
우선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채로 들을 수 있다는 점과 종종 저자가 직접 책을 읊어주는 경우 그 정확한 어투와 분위기 등을 파악하기에 좋아 좀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해지기도 한다.
어렸을 적처럼 (사실은 내가 어렸을 적 정말로 이랬던 적이 있는지는 기억이 없지만) 누군가가 내 잠자리를 걱정하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좋은 꿈을 빌어주는 기분이 들어 좋기도 하다.
어제는 작사가 김이나의 책을 들었다.
한동안은 잊고 지냈던 단어들의 소중함과 그 무거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나의 단어들도 반짝반짝 다시 한번 윤을 내야겠다는 다짐과, 그것들을 잘 엮어보아야겠다는 희망을 가져보았다. 아직도 방황하는, 무엇을 해야겠는지 정확히 모르겠고 자꾸만 허공에 손을 휘저어대는 그런 삼십대기에.
그리고 그런 마음은 좋은 꿈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