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나이의 크리스마스는 사라졌지만
또 연말이다. 12월이다.
어릴 땐 연말이 그저 좋기만 했다. 지금보다 훨씬 길거리의 분위기도 크리스마스 느낌이 많이 나 설렘도 가득했다. 그냥 걷기만 해도 계속 들리던 크리스마스 캐럴은 이제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며 쏙 들어갔고, 홍대역 로터리를 빛내던 린나이 사옥의 화려하고 거대한 크리스마스 장식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걸 기억하는 옛날 사람)
무엇보다 시간의 속도가 너무 빨라졌다. 예전에 어른들이 나이가 내 인생 시간의 시속이라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 해가 갈수록 더욱 와닿는다. 10대엔 10킬로, 지금은...
누군가들은 나이가 먹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이 먹는 게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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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하루하루의 시간을 아쉬워하는 사람인 듯하다. 감정소화불량자라 스스로 말하지만 내심 아직 내게 충분한 젊음을 놓치기 싫은가 보다. 지금의 이 시간들에 애정이 가득한가 보다.
30일도 채 남지 않은 올해가 언제 왔었나 싶을 만큼 너무나 아쉽지만 애정을 꾸역꾸역 담아 잘 보내주자 다짐해 본다. 올 한 해 그래도 그전보단 감정소화가 잘 되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하며.
PS. 아, 그래도 다시 대학생 되고 싶어. 막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