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원치 않은 일을 당하거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하다.
갑작스러운 고백(?)을 하나 하자면, 나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
(다행히 병리학적으로 그리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한 상황이다.)
처음 '공식적인' 진단을 받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한건 다소 창피한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도 부끄럽지 않은 친한 친구들에게 톡을 돌리는 것이었다.
"나 우울증이랑 불안장애가 생각보다 심각하대. 그러니까 이제 나 많이 도와줘."
그런 내 요청에 내 친구들은 하나같이 이런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말해줘서 고마워. 아주 잘했어. 언제든 필요하면 웃겨줄게. 그러니까 마음이 다운될 때 절대 혼자 앓지 마."
그리고 그중 한 친구는 이런 처방을 더했다.
"지금 당장 하기 싫거나 부담이 되는 모든 것을 멈춰. 그게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된다 해도 그만둬. 그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리고 난 그 말이 어떤 카톡보다 가장 위로가 되었다.
'피해. 조금이라도 싫으면 다 피해. 그게 시작이야.'
그 후로 나는 이쯤 해서 병원 약의 도움을 또 받아볼까 싶을 때마다 그 말을 먼저 떠올려본다.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멈추고 내려놓는다.
요즘 나는 도전과 시도를 피하고 있다. 여전히 불안한 일과 미래에 많은 도전과 시도를 계속해왔던 탓이다.
그리고 조금은 편안해짐을 느낀다.
마음이 힘들 땐 피해보자.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