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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리셔스 미디어 추천 - 이탈리아로 간 나물의 민족

타국의 눈으로 나물 문화의 가치를 다시 보다

KBS 다큐공작소: 이탈리아로 간 나물의 민족 “니들이 나물 맛을 알아?” KBS 20240614

https://youtu.be/p2HXuuVOEi4?feature=shared

영양상담을 하다 보면 '일반식'과 '건강식 혹은 다이어트식'을 나누어서 식단을 분류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우리네 일상적인 식사가 '일반식'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것이 관련 업계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씁쓸한 일이곤 합니다.


사실 한식이 문제라기 보단, 특정 음식 위주로 먹는 습관이나 일상에서 음식 먹을 때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몰라서 일어나는 일일 뿐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음식이 가진 ‘다른 면모’, '문화적'인 측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항상 고팠던 것 같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단양 한드미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두 할머니와, 20년간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파인다이닝 셰프였던 이탈리안 파브리가 이탈리아와 한국에서 '한국 나물'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안 먹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먹는 명이나물 같은 식용 식물을 발견하며

우리나라에서 주로 먹는 풀(식용 식물)과 이탈리아에서 먹는 풀을 교류하고 직접 요리 해 먹는 그런 소담하고 따뜻한 내용입니다.


이 다큐는 한국의 나물 문화를 타인의 시선에서 그 가치를 아주 멋지게 다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브리 셰프가 이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한국은 나물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양념이 많아요. 들기름, 참기름, 고추장, 된장. 그래서 맛있게 나물을 먹을 수 있죠. 그런데 우리는 식초, 기름, 소금이 대부분이라 샐러드처럼만 먹어서 조금 심심해요.
나물처럼 재료를 살리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더 찾아봐야겠어요.



파브리 셰프가 이야기한 것처럼 한식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 많습니다.

그래서 소스가 맛을 이끌기보다 주재료를 더욱 부각해 줄 수 있게 간이 '뒷받침'하는 역할을 많이 합니다.

더불어 많은 요리들이 다양한 식품군을 섞어서 활용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 식문화와 비교해 보았을 때 신경을 덜 쓰면서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이기도 합니다.



할머니 한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먹기 시작한 까닭은 가난이라도 그 가치까지 빈약할꼬."


우리가 먹는 외국 음식 중에서도 나물을 먹게 된 계기와 비슷한 음식들이 참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 3대 수프로 불리는 프랑스 부야베스 (Bouillabaisse) 역시 옛날 마르세유 지역 프랑스의 어민들이 팔지 못한 생선이나 작은 잡어를  몽땅 냄비에 넣고 끓여 먹은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서민 요리에서 출발하여 신분 상승한 요리 중 하나지요.


다큐에 나오는 한 이탈리안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국의 나물 문화는 자연에 대한 보는 눈이 있고, 자연과 교감하는 것이며 도시의 문화에서 잊힌 가치이다."

자신의 나라에선 잡초라고 생각했던 풀이 한국에서 자주 먹는 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먹어보면서 사고를 깨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해서 고리타분한 것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형편에 맞게 자연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문화라고 칭송받는 것을 보며 잠시 잊었던 그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음식이 경제력, 건강과 연결 지어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각 문화와 음식의 원재료를 제공해 주는 자연,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는 음식은 공허함을 채우기 어려울 것입니다.  미슐랭 급으로 맛있지 않아도 가끔 가족과 요리해서 먹는 주말 점심이 더욱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추천 다큐멘터리가 마음에 드셨다면, 댓글로 다큐를 보고 난 의견을 남겨주세요.

다음에 또 흥미로운 미디어를 찾아 추천 콘텐츠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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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상담 #영양사 #뉴트리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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