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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교사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

아이들과 교류하는 선생님들을 위한 식사심리와 뇌과학


영양교사 1급 정교사 자격 연수 특강 (2023) 식사심리와 뇌과학 - 대상자 : 영양교사 1급 자격 연수 해당자, 의뢰 : 안동대학교



영양교사가 하는 일

https://www.dietitian.or.kr/work/introduction/ki_nutrition.do

많은 사람들이 영양교사라고 하면 ‘급식을 담당하는 사람’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영양교사의 역할은 훨씬 넓으며 임용시험을 본 '교사'이기도 하다. 영양교사가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학교 급식의 안전과 위생 관리

학생 영양교육과 상담

학생들의 식습관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학교 보건·안전 네트워크 협력 등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가’를 지도하는 교육자이면서 동시에, 수백 명의 급식을 책임지는 관리자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 급식 관리는 학생에 국한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일하는 동료 선생님, 다른 근로자분들도 배식을 받기 때문에 학생의 입맛과 더불어 어른의 입맛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학교 급식은 교육의 일환이고 특히 법적으로 지켜야 할 규율이 가장 엄격한 (ex. 위생, 염도, 식자재 유통 등) 곳이라 손이 많이 가고 업무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도 마라탕 주세요. 애들이 좋아하는 반찬 위주로 많이 주세요. 애들만 좋아하는 거 말고 어른들 입맛도 고려해 주세요 등'

외식업장의 소비자 니즈 관점으로 학생, 학부모, 학교에서 일하는 성인 모두에게 피드백을 받게 된다. 교육이라는 공감을 받지 못하면 이 굴레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

그래서 이 무게가 종종 과도하다. 학부모 민원, 행정 업무, 급식사고에 대한 책임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다 보니, 실제로 영양교사들의 정신적 부담은 매우 크다. 심심찮게 민원과 과잉 업무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는 소식도 듣게 된다. 그래서 영양교사의 업무를 ‘메뉴 짜는 사람’으로 축소해서 봐선 안된다. 영양교사 자격연수는 이런 무게를 짊어진 교사들이 다시 전문성을 보강하고, 경력을 이어가기 위한 제도다. 하계 연수 특강을 준비하며, ‘이 시간이 절차를 너머 선생님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의 흐름

강의 일부

준비한 강의 주제는 “식사심리와 뇌과학”이었다.

학교에서 영양지도는 나이대에 따라 다르게 전달해야 한다. 같은 ‘채소를 많이 먹자’도 저학년, 고학년, 중고등학생에게 다르게 진행된다.


또한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친구의 선택, 급식 관련 명칭 (ex. 저탄소 배식, 잔반 없는 날등), 동선 같은 작은 요소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UX(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볼 때 캐치해야 할 요인이기도 하다.


아이돌을 선망해서 그들의 미적 기준, 다이어트 식단을 따라 하고 건강하게 먹는 것은 관심이 적어도 키 크는 데는 관심이 있으니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심리를 잘 이용할 것인가도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 생각했다.


강의는 크게 세 단계로 흘러갔다.

식사 행동의 심리 메커니즘 – 왜 학생들이 음식 선택에서 쉽게 영향을 받는지, 뇌의 보상 회로와 주의·습관화 과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UX와 학교 환경 – 식판 디자인, 급식 동선, 메뉴 표기 방식 같은 환경적 요소가 학생의 경험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교육과 상담 시 어떤 요소를 고려하면 좋을지 (각기 다른 퍼소나로써 분석)

심리학 이해 – 교육이 끝나고도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심리학 분야와 뇌과학 분야에 대한 설명.



강의 일부
강의 일부
강의 일부


강의를 마치며

이 강의를 준비하며 학생들 나이 혹은 학부모를 위한 '영양 서비스'를 만든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너무 어렵고 품이 많이 들 것 같았다. 교육, 상담, cs, 행정업무, 지도편달을 1인이 어떻게 다 하나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많은 영양교사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건강을 챙겨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감당한다.


선거철 무렵 갑자기 하루에 2끼 급식 운영을 하다 3끼로 늘린다고, 무상 급식을 아침에도 한다고, 방학 때도 한다고 할 때마다 실무단은 아비규환이 된다. 인원수 대비 필수 인원을 늘리는 과정도 여전히 법제화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vyshm6ysyI

그럼에도 가끔가다 뉴스에 나오지만 한국 급식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그것이 자랑스럽다. 어떻게 이렇게 영양소 골고루 식사가 아이들에게 제공되냐면서 영국, 미국, 동남아 등 다른 나라에서 이 형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국내로 오기도 하고 관련 협업도 많이 요청 들어온다.


아이들의 성장 곡선에 따라 영양소를 설계하고 급식으로 제공하는 것은 고급 인재이자 능력이다. 그런 분들이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상담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를 만들고자 하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교육에 시간을 많이 쓰지 못한다. 매일 제공하는 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더 케어하고 교육을 할 수 있으려면 영양교사의 업무 환경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더욱 필요하다. 과도한 책임과 민원에 짓눌린 교사들에게 “왜 학생들이 음식을 선택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은 때로는 과중한 업무로 다가올 수 있다. 우리가 가장 당연하게 생각하는 영양사 업무 중 하나인 단체급식을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는 선생님들이 이제는 좋은 환경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편을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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