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직무의 팀원을 뽑을 때 고민했던 점
이번 포스팅의 퍼소나 독자
- 회사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파트 채용 진행을 앞두고 있는 주니어
- 회사에 채용을 관여하는 파트가 없어서 맡아야 하는 분
- 타 파트 채용을 앞두고 있는 분
*이 포스팅은 초기 스타트업이 채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채용을 진행한 주니어가 느낀 관점에서 작성했습니다. 회사 별로 다른 환경, 분위기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ROUND 1. 첫 면접을 진행하다.
일 한지 약 7개월이 될 무렵, 팀원 충원이 필요했다.
당시 우리 회사는 디자인과 개발(CTO 제외)을 외주 업체분들과 함께 진행했는데,
한 달 만에 앱 mvp를 제작 완료해야 해서 자체적으로 소화하기 힘든 시점이 왔다.
모두가 내부 팀원 충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정식 채용 프로세스의 스타트를 끊었다.
처음 면접에 들어갈 때는 대표님이 대부분 채용공고 내용을 작성하셨다.
원티드로 들어온 지원자 리스트를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나의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디자인 전공, 혹은 디자인 업무를 한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면접을 봐야 할지 막막했다.
거기다 아직 회사는 마켓 핏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상태라 디자이너에게 어떤 역량을 요청해야 할지 정하기 어려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일 한지 얼마 안 됐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 뽑으면 어떡하지?
그 파트에 대해 나는 잘 모르는데 무슨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보고 판단해야 할까?
나보다 면접하러 들어오는 사람이 더 많은 내용을 알 텐데 겁난다.
돌이켜보니 그때 고민은 크게 세 가지였던 것 같다.
1. 팀원은 업무 관계 형성에 중요한데 내가 잘 맞는 사람을 뽑을 만큼 일한 경험이 없는 것 같다.
2. 다른 직무 파트 팀원을 뽑을 기준(=job description 및 R&R 정리)을 못 찾겠다.
3. 우리 회사에서 원하는 팀원(=인재상)은 어떤 사람일까?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 접근했다.
1. 면접을 해 본 경험이 없고 회사 안에서 답을 찾기 어렵다면,
-> 기본기 다지기 1 : 서비스를 시작할 때처럼 벤치마킹할 대상을 많이 찾아보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온라인으로 채용/조직문화 등을 키워드로 검색하면서 프로세스를 이해하려고 했다.
검색하면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업계에서 정리한 걸 찾을 수 있는데, 스케일업 한 스타트업 채용 프로세스 + 작은 스타트업 채용 프로세스 위주로 찾으면서 대기업 HR 팀 자료를 참조하였다.
그 이유는 지금 우리 회사는 작은 규모이지만, 팀빌딩을 해서 키워나간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4~5인 규모에서 10인 규모, 50인 규모, 100인 이상으로 변할 때마다 구조는 바뀔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성장 과정을 상상해보려고 노력했다. 대기업 자료는 당장 우리 규모와 맞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직관적이고 채용담당자의 마인드셋에 대한 내용이 많아서 참조했다.
스케일업 한 스타트업 채용 프로세스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인 것 같아서 넷플릭스, 배달의 민족 규모부터 토스, 원티드 등을 참고했고 채용 플랫폼 자료(wanted, 로켓펀치, 사람인, impact career (소셜벤처), 위커넥트 등)도 훑어보았다. 책은 실리콘벨리를 그리다, 파워풀 등을 참고하였다. 요즘은 검색하면 다양한 플랫폼에 여러 사람들이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특정 직무를 뽑을 때 무엇을 주로 보는지에 대한 인터뷰도 요즘은 많이 나와있고 반대로 그 직무에 지원하는 구직자를 위한 팁도 많이 나와 있으니 검색을 적극 추천한다!
우리는 지원자에서 고용인/동료를 뽑는 관점으로 마인드셋을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 기본기 다지기 2 : 우리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대상들에게 물어보자
공유 오피스와 업계에서 만난 분들 중 업무를 진행해보신 분들을 찾아다니며 물어보았다. 우리 회사가 당시 소셜벤처였는데 새로운 팀원이 들어올 때 실력도 중요하지만 같은 배를 타고 싶은지도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어려워서 주변 분들에게 많이 물어보았다. 생각지 못한 경우의 수들이 많이 생긴다.
최종 후보 2명이 남았는데, 각자 다른 이유로 좋다면?
채용 기한 내에 지원한 사람들이 우리랑 잘 안 맞는데, job description을 수정해야 할까?
n가지 조건을 중요하게 보려고 하는데 충분할까?
등등. 아무래도 닥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온라인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럴 때는 주변 분들께 물어보면서 해결해나갔다. 감사하게도 근처에 오랫동안 HR 근무를 하신 대표님이 계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단, 물어볼 때는 'ㅇㅇ상황인데 어떡해요?'가 아닌 나름대로 궁리한 내용을 가지고 여쭤보면 빠른 시간 안에 구체적으로 도움받기 더 좋을 것 같다.
2. 다른 직무 파트 팀원을 뽑을 기준을 못 찾겠다면,
-> 우리도 사람 보는 눈이 있다! 팀 핏은 우리 기준으로, 직무는 온/오프라인의 힘을 빌리자.
모르는 파트 면접을 볼 때는 제일 무서웠던 건 내가 그 파트를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괜찮다! 회사에서 맡길 때는 0%의 가능성을 가진 사람에게 요청하진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필자로 예를 들면 디자인 팀원을 뽑을 때 ui 와이어프레임 설계를 담당하고 외주 디자이너와 교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업무를 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된 역량을 정리했다. 그리고 공부를 했다.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 일지에 대해 때로는 책으로 때로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내용을 쌓아갔다. 기획파트 외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협업하는 구조에서 필요한 역량도 추가할 수 있겠다. 만약 그렇게 해결하기 어렵다면, 타사에 해당 직무에 계신 분께 면접 때 인터뷰에 참여해주실 수 있을지 여쭤보고 소정의 사례비를 드리는 방법도 있다. 채용 플랫폼 워크숍에서 알려주신 내용인데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첫 면접 과정과 결과는 어땠을까?
첫 채용 때는 서류면접 - 1차 면접 - 최종 발표로 심플하게 진행했다. 시간도 없었고 잘 몰랐기 때문에 엉성했지만 채용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 채용은 내가 회사를 대하는 생각을 바꿔준 계기였다.
이력서를 정리하고 항목을 뽑으면서 나와 회사의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 학력이 중요한가? 경력이 많은데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등 자기소개서를 쓸 때만큼 면접관도 생각해야 할 요소가 많았다.
면접을 진행해보니 면접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원자는 회사와 포지션을 알아가고, 회사는 지원자의 다양한 모습을 빠른 시간 안에 파악해야 하는 아주 멋진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고 나면 진이 빠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지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면접관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럴 때면 혹시나 기존 팀원들에게 영향이 가진 않을까 바짝 신경 썼었다. (그때는 처음이라 하루 이틀에 걸쳐 먼접을 다 보려고 했는데, 실무에 미치는 여파가 커서 그 이후로는 하루에 3명 이상은 진행하지 않았다.)
호들갑 떨면서 최종 후보 중 한 분을 선택한 기억이 난다. 옆 회사 대표님께 정리한 면접 내용을 들고 가서 '어떡해요?'라며 여쭤보고 감사하게도 그 팀원과는 업무 하면서 핏이 잘 맞았고, 당시에 정의하지 못했던 우리 회사 인재상에 잘 맞는 사람이었다.
ROUND 2. 채용 프로세스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렇게 회사에서 첫 팀원 면접을 맡고 나니, 자연스레 그 역할이 나에게 왔다. 한 명, 두 명, 디자이너, MD, 개발자 등 여러 직군을 뽑다 보니 회사에 인원이 늘었고 그러다 보니 고민해야 할 내용도 많아졌다.
이 사람이 지금 팀원들과 잘 어울릴까?
우리는 지금 달려 나가야 하는데 완성도에 너무 치중하는 것 같아.
팀원으로는 좋은데 매니저로는 조금 아쉬워..
직급도 자연스레 생기고, 회사 구조도 복잡해졌다. 그렇다 보니 채용 프로세스부터 신입 온보딩 프로세스가 정말로 필요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 인재상 등 여러 가지를 작성하게 되었고 프로세스 역시 구체화되었다.
채용 프로세스는 이런 단계로 진화하였다.
ver 1.0 : 서류면접 - 1차 면접 - 최종 발표
ver 1.5 : 서류면접 (사전과제 포함)- 1차 면접 (실무진) - 2차 면접 (대표님 티타임)
ver 2.0 : 서류면접 (사전과제 포함) - 1차 면접 (실무진) - (필요시 과제 가능) - 2차 면접 (팀 핏 면접) - 3차 면접 (대표님 티타임)
당시 나는 무엇부터 했는가?
step 1. 채용 공고를 위한 '우리만의 프레임'을 정리했다.
채용은 시간싸움과 통일성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공고를 내도 같은 목소리로 낼 수 있어야 하고, 실무와 겸해서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내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했다.
wanted, 로켓펀치, 사람인, impact career (소셜벤처), 위커넥트 등 요즘은 채용 공고를 낼 수 있는 채널이 아주 많다. 그 플랫폼마다 특성이 있지만, 업로드 방식이나 절차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전사 미팅이나 워크숍 과정에서 회사의 mission, vision이 바뀌기 전까지는 동일한 포맷으로 올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션 비전을 포함한 회사 소개, 서비스 소개, 핵심가치, 인재상, 복지는 정리해두었다. 그리고 인재상에 맞게 이력서를 정리할 수 있는 엑셀 시트를 만들어 공유하였다.
그러면 주요 요건, 자격 조건, 우대 사항만 직무 별로 쓰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누구든 채용을 할 때 비슷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step 2. 채용 과정은 진행하면서 디벨롭한다.
채용 프로세스 역시 서비스처럼 한 번에 완성본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실무를 하면서 채용을 해야 했고, 회사 상황도 한 달마다 달라졌기 때문에 A라고 정해도 다음 채용 때 동일하게 못 쓸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팀원들을 포함해서 나 역시 더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2018년 6월에 공식적인 면접은 처음 진행했지만, 2019년 중순에 1차 베타 버전이 나왔고 나오기 전까지도 채용 프로세스를 다듬어 갔다.
그렇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계기가 몇 가지 있었다. 채용 플랫폼도 더 좋은 회사를 지원자에게 소개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들과 워크숍을 진행할 때가 있는데, 회사 소개부터 직무기술서까지 전체 내용을 리뷰해줄 때도 있었고, 조직도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신 덕분에 우리도 모호한 직무 별 R&R을 정리할 수 있었다.
step 3. 직무에 적합한 우리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매니저, 팀원의 직급이 생겼고 우리도 회사에서 각 역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경험하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인재상의 기준이 직급에 따라 세분화되었고, 해당 직급 팀원들끼리 모여서 기준을 마련하게 되었다. 포트폴리오가 없는 직무는 이력서로 업무 스킬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과제도 포함하게 되었다. 때로는 호기심이 과해 과제를 너무 많이 넣어서 지원자들에게 한 소리 듣기도 했고, 반대로 팀 핏 면접을 하면서 팀원들이 중복 질문을 해서 피로감을 느꼈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그 속에서 우리의 채용 프로세스가 성장할 수 있었다.
비록 회사에는 기획자로 입사했지만, 채용은 가장 애정 했던 직무 중 하나다.
팀워크이란 사람과 사람이 잘 어우러졌을 때 나올 수 있기에 한 사람이 무리에 들어오는 건 작은 조직에 큰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채용은 그 앞 단에 있는 회사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지원자들에게 회사를 PR 하는 또 다른 방법이고, 채용을 담당했을 때 만난 지원자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나이와 상관없이 도전하는 사람들, 나보다 훨씬 창의적이고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 본인 커리어를 쌓아오기 위해 거쳐온 과정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인생을 배웠던 작은 시간이었다.
그 역할을 다시 하게 될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만났던 모든 지원자분들을 비롯해 플랫폼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