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짝이 잘 맞던 기존 팀원들이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조직문화와 성과관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번 포스팅의 퍼소나 독자

- 이제 막 팀워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시는 분

- 주니어에서 갑자기 관리자가 되기 시작하신 분


*이 포스팅은 초기 스타트업에서 소수 인원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때 주니어이자 초기 멤버가 느낀 관점에서 작성했습니다. 회사 별로 다른 환경, 분위기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디자인, 개발, 상품기획, 현장 운영 등 착착 맞는 팀워크가 입사 후 1년째 만들어졌다.

혼자 날림(!)으로 했던 파트에 담당자들이 하나둘씩 들어올 때 참 기뻤다.

채용이 결정되고 약 5개월 만에 각 파트별로 한 명씩 채워졌는데 그때는 채용 프로세스도 없었고 서비스도 테스팅 기간이라 회사나 서비스에 대한 설명조차 매번 바뀌었다.

그래서 울퉁불퉁하게 일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파트들의 면접을 보면서 급하게 해당 파트에 대해 공부했었고, 사회생활 기간도 그리 길지 않았으니까 잘 해려고 노력했지만 아마 성숙한 척하는 게 많이 티 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 온 사람들이 좋았다.

우리 팀은 8명이었는데 주로 프로덕트 관련으로 뭉친 건 5명이었다. 나이도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또래들이었고 삶에 열정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다 자기 분야에서 풀 스택을 하고 싶어 했으니, 이 정도 표현으로 충분할 것 같다. 나름의 소신으로 커리어를 찾아오다 만났으니 각자 스토리도 다채로웠다.


사람들이 회사는 초기가 재밌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는데 그때 나는 그 말이 정말 이해되지 않았다. '남의 속도 모르고 지났으니까 저렇게 말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재밌었다.


그때 당시 서비스는 초기 기획대로 만들어지고 있는 ‘ing’ 상태였다. 그래서 세부 기획도 계속 진행되어야 했고 우리들의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갈 수 있었다. 아직은 운영보다 신사업 오픈 전의 느낌 같은 분위기랄까? 거기에 프로덕트도 다채로워서 할 일은 많았지만 도전해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우리끼리도 이런 팀워크는 경험해본 적 없다며 놀라워했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든다는 생각에 열정이 넘쳐서 밤 11시까지 같이 야근한 건 물론, 술 마시면서도 회사 이야기로 끊임없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바쁜데 서비스는 수시로 뒤집어 엎어지고 파트 별로 본인 영역은 만들어나가야 했다.


그때 좋은 팀워크일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회사의 서포트도 컸다. 야식비에 제한이 없었고 프로덕트 제작에 대한 압박은 있었지만 수치에 대한 압박은 아직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기다려서 만들어진 팀워크인데 그게 깨지는 것을 누가 바라겠는가. 나 역시 이 팀워크를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일했었다. 믿을 수 있는 동료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고, 쉽지 않다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이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팀워크가 깨질 때는 누군가의 연봉 협상 무렵일 때였다.

당시 회사는 6개월마다 연봉 협상을 했다. 연봉 협상은 성과 평과와 직결되었었고, 명확한 평가 기준이 없었다 보니 혼란도 컸고 불만도 많았다. 갑자기 서비스 방향이 바뀌거나 데드라인이 짧아서 급박했을 때는 단합이 오히려 잘 되었지만 연봉 협상 시즌만 오면 진도가 더뎌졌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대표님과 새로 들어온 팀원 사이에서 느낀 바는 이랬다.


성과 평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때

팀원은 회사 사정을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면 화가 난다. 말이 바뀐다는 기분이 들거나 나의 노력이 당연시될 때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졌었다. 약 한 달 정도?

성과 평가가 수시로 바뀔 때

아무래도 초기에는 맡아야 할 롤이 많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요구하는 게 많아진다. 그래서 6개월 전 합의한 것과 다른 요청사항들이 생긴다. 그럴 때 내가 한 일과 회사의 상황 사이에서 혼란이 생긴다.


두 번째는 의외로 ‘친밀도’ 때문이었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일에 대한 룰이 아직 없이 설립해가는 과정에서 모호한 r&r과 친밀도 사이의 불편함이었던 것 같다. 친한 사이인 만큼 협업이 잘 되었지만 가끔은 의견 충돌이나 피드백을 전달하기 어려울 때가 있었다.

일로써 이야기하는 건데 혹시 관계에 금이 가지 않을까, 일에 대한 피드백인데 전체 분위기를 흐리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번질 때쯤 우리는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눴었다. 참 신기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면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야기를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허심탄회하게 일을 할 때 ‘+’ 일 수만은 없고 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쓴소리도 하고 듣고 자신의 r&r을 지키기 위해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었다.


마지막으로 팀워크가 흔들린다 느낄 때는 조직구조의 변화, 즉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올 때였다.

5명의 팀 핏이 맞아도 약간의 변화만으로 새로운 바람이 분다. 특히 1명=1팀이었는데 두 명 이상이 팀을 이루기 시작할 때 시작되었다. 특별히 합의하지 않아도 한 파트의 목소리는 항상 하나였는데 이제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필요하고, 담당이 필요하며 ‘규칙’이 필수 불가결해져 버린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으니 팀워크가 지속적으로 잘 유지되려면 성과평가와 조직문화가 잘 구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기 좋은 회사란 자유나 복지만큼 성장과 정당한 보상, 그리고 이 회사에 입사한 사람이 수긍할만한 우리만의 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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