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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Sep 02. 2018

2018년 8월 결산

영화 한 편 못보고.... 




- 8월의 애니: 4월은 너의 거짓말



오랜만에 애니메이션 시리즈. 그냥 넷플릭스 추천에 떠있기도 하고 예전에 명성(?)을 들은 적이 있어서 별 생각없이 시작했다가 훅 빨려들고 말았다. 초반엔 코세이의 부정적 감정이 너무 강하게 다가와서 아 뭐 저렇게까지 묘사해야 하나 싶었는데 필요한 장치였던 것 같기도. 서사구조는 좀 뻔하지만, 거의 빨려들어갈 것처럼 역동적으로 묘사되는 피아노/바이올린 연주장면과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버튼이 눌릴 수밖에 없는 성장코드까지..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나는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피아노를 내려치다 들어올리는 손의 배경이 어릴 적 보았던 하늘로 바뀐다든가, 마지막 코세이의 피아노 무대에 카오리의 연주가 끼어들며 환희와 슬픔을 모두 끌어안는 바다/하늘의 풍경으로 배경이 바뀌어버린다든가 하는. 정말,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 8월의 책: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출간됐을 때부터 명성은 들어왔는데, 얼마 전에 다시 추천글이 올라와서 부랴부랴 찾아 읽었다. 이런 사회학적 에세이 작업이, 결국 언론밥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내가 지향하는 모양새가 아닌가 싶다(꼭 글이 아니더라도). 사소한 것, 밀려나기 쉬운 것, 어두운 것, 그리고 '단편적인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담담한 묘사가 마음으로 스며든다.




- 8월의 다큐: 앱스트랙트



마찬가지로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드디어 시작한 넷플릭스 다큐 시리즈. 아직 시리즈를 다 보지는 못했다. 다큐의 소재도 매력적이지만 1화의 경우엔 특히나 편집과 촬영의 힘이 놀라웠다. 가장 풍부하게 소재의 가치를 드러내줄 수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 8월의 맥주: 파이어스톤워커 유니온잭 IPA



8월에는 보드카에 입문하면서 맥주는 그래도 좀 덜 먹었겠거니 했는데 그래도 병/캔/생 합쳐서 17종 정도 새로 마셔봤다. 생맥주는 이태원에 오픈한 브루독 직영점과 링고에서 마신게 대부분인데 개성들이 강해서 꼭 뭐가 제일 맛있었다 하기는 좀 애매.. 그래서 앞으로도 종종 찾아서 마실 것 같은 맥주를 8월의 맥주로. 파이어스톤워커 유니온잭 IPA는 홉의 아로마와 달고 풍성한 맛, 깔끔한 쓴맛이 내가 가지고 있는 IPA의 이념형(;;)에 들어맞는 맥주다. 특별하진 않지만 무난하게, 하지만 계속 만족스럽게 마실 수 있달까.




- 8월의 맛집: 링고



월말에 가계부 정리를 해보면 언제나... 단일 매장 기준으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곳 ㅋㅋ 링고에서 메뉴를 새단장했다. 플람스는 사라졌고 미트볼과 소세지는 조리법이 살짝 바뀌었는데 맛이야 여전히 훌륭하다. 과카몰리나 치킨 시저샐러드 같은 신메뉴도 누군가의 취향은 분명히 저격할 수 있는 수준. 맛도 중요하지만 맥주를 마시기에 가장 좋은 안주가 무엇인지 고민한 흔적이 메뉴에 녹아있으니 어찌 이 가게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 8월의 사람: 대도서관



8일간 스페셜MC를 맡아줬던 대도서관. 일종의 제작후기를 쓰고 있는데(근데 마감이 없는 글은 역시나 써지지가 않....) 여러 매력을 갖춘 사람이다. 어떻게 180만 구독자를 거느리고, 수많은 대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조금은 알게된 느낌. '라디오 진행자 대타는 사고만 안 나도 성공'이라지만 사고는 커녕 여러모로 자극이 되는 경험을 선사해주고 갔다. 




- 8월의 인터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1심 무죄 선고


사람이 부조리함을 직면하면 우울해진다고 하는데 7월 23일(故 노회찬 의원 사망)에 이어 8월 14일도 그런 날이었다. 이미 브런치에 길게 글을 썼고, 여기에 딱히 더 보탤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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