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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Jan 03. 2019

2018년의 책들

#젠더 #청년노동 #미디어 #콘텐츠


작년, 아니 이제는 재작년 언젠가 책 읽는 사람이 될 거야, 라는 글을 썼고 다시 읽어봐도 어린 시절의 나는 여러 의미에서 귀엽다(?). 어쨌든 일주일에 책 한 권 정도는 읽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018년엔 아쉽게도 그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48권). 나름의 매듭을 위한 간단한 독서 정리




1. 역시나, 페미니즘 


2016년 이후 출판시장에서 페미니즘은 빼놓을 수가 없다. 2017년엔 레베카 솔닛의 책들이 인상 깊었는데 올해의 베스트는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이 한 권의 책 안에 페미니즘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인식론)과 정체성의 정치(존재론)과 경합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고민하는 방식(윤리학)까지, 한 마디로 페미니즘 철학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하면 약간 오버일 수 있지만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 읽는 게 힘들긴 했지만 내 마음에 남긴 자국이 싫지 않았던 <헝거>, 책의 내용이 출판 이후 책이 소비되는 과정에 대한 예언처럼 되어버린 문제작(?) <한국, 남자> 역시 2018년 기억할 만한 책들.



-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 한국, 남자

- 헝거 

- 조선의 퀴어 

-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 미친놈들에게 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2. 나도 2030 노동자인데 아무튼 그렇다구요


5월에 수습작품을 만들며 읽었던 책들. 문제의식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BS 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로 대표되는 퇴사 담론도 3년째. 조직문화가 싫어서, 라기 보다는 노동에 대한 기대/관념 자체가 다른 청년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물론 수습PD가 만드는 15분 라디오 다큐로 소화할 수 없는 내용이었고 수습작품은 폭망했지만.. 처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갖는 의미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로 정리해봐야겠다. <사표의 이유>는 (출간 시기도 그렇지만) 2년 전의 퇴사 담론과 맞닿아있고 새로운 노동에 대한 이야기는 <자비 없네, 잡이 없어> 한 권이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굳이 읽지 않아도 뭐.



- 자비 없네 잡이 없어

- 사표의 이유 

- 아 보람 따윈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 

-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 회사가 싫어서 

- 퇴사학교 



3. 미디어 시장 미어터진다는데 일단 먹고는 살아야겠고


일이 일인지라 미디어 분야의 책이나 콘텐츠 마케팅,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읽게 되었다. 콘텐츠 관련 책들은 지금 내 위치에서 뭔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내용들이고 중간관리자나 경영진이 제발 좀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느낌 정도. 작법서들은 수습다큐 구성 때문에 좀 읽었는데 언젠가 취재구성물, 그러니까 논픽션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면 도움이 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모두가 거짓말을 한다>와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언론인이라면 유념해야 할 통찰을 보여준다. 사실 언론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다 해도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는 읽어두면 좋을 책들



- 모두 거짓말을 한다

-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

- 프로파간다 

- 에픽 콘텐츠 마케팅

- 콘텐츠의 미래

- 플랫폼 제국의 미래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

- 유혹하는 글쓰기

- 쓰기의 말들

- 주파수에 꿈을 담는 이야기꾼, 라디오 피디




4. 공부공부공부 - 인문/사회과학


원래 가장 많은 책을 읽는 카테고리가 여기였는데(심지어 인문/사회/교육을 나눠서..) 이제는 ^^;; 참 그러하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정말 강력 추천할 수 있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이해가 어렵지도, 한없이 무거워지지도 않는다. <대량살상수학무기>는 단순히 ‘숫자놀음에 속지 마라’는 메시지를 넘어 인간의 얼굴 따위 없는 자본주의와 빅데이터의 결합이 불러올, 이미 불러온 끔찍한 현실을 보여준다. 속지 않으려면 공부해야 된다.. 으..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은 내가 언론밥 먹는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게 이런 사회학적 에세이 작업이었지, 하는 걸 상기시켜준 책. 술술 읽히지는 않아도 어쨌든 나의 세계가 넓어지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역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들이다. 내년엔 좀 더 많은 책이 들어갔으면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 대량살상수학무기

- 억울한 사람들의 나라

- 우리는 왜 억울한가

- 말이 칼이 될 때

- 불평등의 킬링필드

- 평양자본주의백과전서

- 차별 감정의 철학

- 국가의 사기



5. 감성의 건조경보, 조금은 촉촉해졌을까


문학이나 에세이는 원래 많이 읽지 않는데 너무 퍼석퍼석 메마른 인간이 되어가는 거 같아서 의식적으로 좀 찾아 읽었다. 물론 분류만 문학/에세이지 굉장히 빡센 책들이 많았던 뭐 그런 느낌적 느낌.. 막상 읽으면 참 좋은데 요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다. 뭔가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에 휩싸여 있는 거 같기도. 어떤 의미에선 문학이야말로,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이야기야말로 공부인데 말이지



-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혼자서 본 영화

- 가능한 꿈의 공간들

- 나는 왜 쓰는가

- 어머니와 나

- 잘돼가 무엇이든

- 나는 농담이다

-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회색인간

- 당신 인생의 이야기

- 현남 오빠에게

-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 에브리맨

- 아무튼, 스릴러

- 아무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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