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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May 13. 2019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세계

부양의무자 기준 언제 폐지되나

2019년 4월 1일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라는 게 이렇게 느리다.. 여전히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복잡한 절차와 사람의 감정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민원 데이터'로 보는 시스템. 서울대에서 장학금 신청 서류에 "경제적 절박함을 구체적으로 쓰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도 오늘 아침 눈에 띈다.



대학원 시절 했던 여러 알바 중에 최악은 모 일등기업의 장학재단에서 '장학금 심사'업무를 했던 것이다. 그 재단은 가난의 증명에 더해 꿈의 증명까지 요구했다. 10대 학생이 내가 이렇게 가난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런 꿈이 있다, 이런 이야기까지 하게 만든 것이다. 그 텍스트 뭉치에 담겨있는 고통도 희망도 결코 하나의 기준으로 줄 세울 수 없는 것들이었으나 평가시스템은 10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불행을 경쟁하는 것만큼 우울하면서 비생산적인 일도 없는데 시스템이 그걸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우울하고 비생산적인 시스템이다. 헬조선이라는 말의 구체적 사례를 다시 한번 확인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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