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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Jun 05. 2019

성평등 거부하는 경찰을 믿으라고?

여성 대상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권수현 박사의 폭로로, 성평등 교육을 받던 경찰 총경들(승진대상자)에 대한 문제제기가 한창이다.



이건 단지 이 교육 프로그램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강사들 붙잡고 물어보면 줄줄이 유사한 문제들이 흘러나올 것이다.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이 의무화돼있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일수록 외부인사에 고압적이고, 고위직일수록 남성의 비율이 높으니 당연한 일이다.



무책임한 포털 댓글들을 비롯해 강사의 태도를 운운하는 논란도 돌고있다고 하는데 '태도'란 주관적인 판단이다. 권수현 박사가 문제제기 한 '발언'과 '행동'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한쪽이 말도 안되는 시비를 걸어도 대립구도가 형성되면 무조건 중립을 지키는 게 공정한 것처럼 구는 사람들이 많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일베 여혐? 워마드도 남혐하니까 똑같은 거 아냐? 일베와 워마드의 회원수와 게시물 평균 조회수를 비교해보라. 미투? 꽃뱀인 거 아냐? 성범죄로 기소되어 유죄가 나온 케이스의 숫자와 무고로 기소되어 유죄가 나온 케이스의 숫자를 비교해보라. 
아래 기사에 자세히 나와있지만 대략 20:1 정도 된다. 원치 않는 성관계였지만 형법상 강간은 아니다라는 케이스까지 합치면 앞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범죄 관련 통계, 소득 관련 통계, 가사 노동 관련 통계 등등 어떤 통계를 봐도 한국에선 여혐과 남혐이라는 현상이 결코 동등한 수준에서 다뤄질 수 없다. 남자가 손해본다고 빼액대는 경우, 대부분 그 손해의 원인은 다른 남성권력에 의한 경우가 많다. (군대라든가 정수기라든가)
 남혐과 여혐이 같은 게 있다면 혐이라는 글자 하나다.

이런 사회에 느려터진 변화라도 가져오자고 도입된 게 성평등 교육이다. 성희롱-성폭력 교육이 의무화된 게 정권이 페미니즘에 접수당해서인가? 그 어떤 권력기관도 여성에게 '점령'당한 적이 없다. 이건 그냥 실태를 아는 이들에겐 상식인 것이다. 이번 총경 성평등 교육 논란은 그 상식에 대한 일상적인 반동이 우연찮게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배경도, 그 현장에서 실제 발생한 사실도 싹 지우고 그냥 '논란이 있다'거나 '강사도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니냐'고 말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일이다. 심지어 치안조직인 경찰에서 승진대상자인 고위직 총경들이 주역이다. 버닝썬 게이트가 터져나오던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 정확히는 경찰의 권한을 확대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전화가 엄청나게 걸려왔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3년, 여성대상 범죄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한다. 도대체 여성들이 경찰을 신뢰할 수 있겠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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