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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Oct 25. 2019

가우스전자, 좋은 직장동료란

8년간 고마웠어요


웹툰 가우스 전자가 8년 만에 완결됐다



위의 컷은 공감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공감의 이유는 이전 직장을 떠난 이유가 이거였기 때문이다. 공감되지 않는 이유는 지금 직장의 특성 때문이다. 워낙 업계가 뒤집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5년뒤 10년뒤 15년뒤가 어떨지, 지금 선배들의 모습이 참고가 되지 않는다.


언론계만 그럴까, 아마 이런 업계가 더 많을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 내가 언제 짤릴지도 모르고, 회사도 언제 망할지 모르는데 한번 취직됐다고 안심이 될까. 나의 쓸모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갱신해야 하는 평생교육의 디스토피아에서 당장의 효능감과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의 부재는 끔찍한 불안으로 이어진다. 조금만 능력이 부족하면 추락해버릴 것 같은 각자도생의 아사리판이랄까.


역설적으로, 그래서 좋은 선배가, 정확히는 동료가 많이 필요하다. 함께 일하면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줄 수 있는 사람, 매일 굴리는 수레바퀴의 지긋지긋함 너머에 잠깐씩은 무지개가 있을 수도 있다는 확신을 주는 사람. (가우스전자에는 종종 그런 무지개 같은 날들이 묘사되어서 좋았다)


나도 더 실력 있는 직장인이 되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5년을 더 일하고 10년을 더 일한 뒤에, 누군가 내 등을 보며 저 인간처럼 되어야지라 생각하는 사표(師表)가 되는 건 바라지 않는다. 그저 저런 무지개와 같은 감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헛되이 산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품어볼 뿐이다.


과연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어쩌겠어요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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