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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Aug 13. 2019

키보드가 엑시트 하셨다

이러다 내 손목도 엑시트하겠네


토요일 아침에 조조로 <엑시트>를 봤다


기대 이상이었고 좋았던 점을 짧게나마 기록해놓고 싶었는데 토요일엔 더위와 피로누적 등등으로 그냥 퍼져버리고 말았다. 아직 여운이 남아있을 때 뭐라도 주절거려놔야지라는 생각에 오늘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이런, 키보드의 엔터키가 먹지 않았다. 


엔터키.... 숫자키패드 옆에도 하나가 붙어있지만 손가락이 타이핑을 이어가는 흐름은 컴퓨터로 글을 쓸 때 중요한 윤활유다. 줄바꿈이나 문단 나누기를 몇 번하고를 떠나서, 그냥 그 자리의 엔터키를 눌렀을 때 커서가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자전거 타고 억지로 인도 방지턱을 오르는 것마냥 턱턱 막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새벽 1시가 다가오는 시간에 키보드 키캡을 죄다 뜯어서 먼지 청소를 했다. 


아뿔싸, 그런데 먼지청소를 다 끝내고서야 이건 멤브레인 전극의 문제지 키캡 아래 끼어있는 먼지 문제가 아니잖아 ㅠㅠ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해서 키캡을 다 끼워서 다시 연결해봤지만 역시나 엔터키는 먹지 않았다. 이미 시간은 1시를 넘었고, 내츄럴 키보드는 멤브레인 전극을 살피기 위해 상판을 분리하는 작업이 일반키보드보다 훨씬 피곤한 일이다.



암튼 그래서 비상용, 아니 와우용으로 쓰는 로지텍 무선 키보드를 연결해서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이제 곧 2시 되겠네..). 내츄럴 키보드는 키배열이 게임에, 특히 와우처럼 온갖 단축키를 써야 하는 게임에 매우 부적합하다. 그래서 게임할 땐 키보드를 교체해서 썼다. 이 로지텍 무선 키보드(+마우스)는 2016년에 컨설팅하러 다닐 때 LG그램 노트북과 함께 들고다니던, 합쳐서 1.5kg도 안되는 장비가 문자 그대로 필드 나갈 때 풀세트 맞춘 것마냥 느껴지던, 뭐 그런 동반자.......의 애틋한 느낌은 개뿔, 이제는 키가 너무 뻑뻑하다. 또 내츄럴 키보드만 쓰다가 이 키보드를 쓰면 어깨와 손목에 금방 무리가 오기도 한다(이 짧은 포스팅 하나 쓰는데도 벌써 손목에서 신호 오는듯).


내일 퇴근하고 내츄럴키보드 해부 해보고, 사망하셨다 싶으면 그냥 이 기회에 돈 좀 들여서 업그레이드형으로 장만해야겠다. 아 그런데 이번주는 택배없는 날도 있고(17일까지만 택배 주문 삼갑시다요) 다음주 휴가도 껴있고 해서 8월 말에나 주문하고 받을 수 있겠네. 당분간 집에서 글 쓰기는 어렵겠다.


그러니까 그냥, 엑시트 보세요. 



8.14. 썼다. 엑시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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