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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Jan 09. 2020

윤석열 사단, 정치검사와 내로남불

검찰 인사는 알겠는데 출구전략은 뭔가요


아래 기사는 중앙일보임을 감안하고 읽어야 하는데, 박통령 최통령 시절 이후 최근 몇 년 정치의 격랑을 겪으면서, 우리가 검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바라보고 있는지 그 복잡미묘함을 드러내주는 제목이다. 



뭐 사실 복잡미묘할 것도 없다. 그냥 우리편 들면 착한놈, 우리편 안들면 나쁜놈이니까. 어제 검찰은 MB 재판에서 23년형을 구형했고, 지난 월요일에는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에게 영장을 청구했다(어젯밤 기각됐지만). 서지현 검사에 대한 인사보복으로 안태근 전 검사장을 기소한 것도 검찰이다. 박근혜와 MB를 때리면 착한 검찰이고 조국을 때리면 나쁜 검찰인가. 보수신문과 야당이 자꾸 내로남불 프레이밍 하는 건 명백한 의도가 엿보이지만 논리가 없는 얘기는 아닌 것이다. 


전국에 검사가 2,300명이고 실제로 임은정 검사, 서지현 검사 같은 분들이 있고 어딘가엔 아마 황시목(?) 같은 검사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착한 검사 나쁜 검사 구분하자..는 얘기를 할 수도 있고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은 '일부 정치검사'가 문제라는 식의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정치검사면 다 나쁜 것인가. 지금 보면 윤석열도 정치검사고 한동훈도 정치검사다. 적폐청산 정국에선 아주 그냥 국민적 영웅급의 정치검사였다. 그 땐 우리편이니 열렬히 응원했고 지금은 우리편이 아니니 '다스려야' 되는 건가. 패트수사도 기소까지 이뤄졌으니 검찰이 앞으로 더 역할을 할텐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게 다 정치검사다. 이러니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같은 사람들은 이게 뭐냐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두자는 게 아니고.. 어쨌든 난 지금 검찰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분명 과하다고 생각하고 그 중심엔 자신들의 권한을 놓지 않으려는, 검찰공화국을 유지하겠다는 검찰 고위층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이번 인사는 불가피한 성격이 있지 않나 싶다.  


문제가 있다면 이 내로남불 논란을 다룰 수 있는 정부여당의 정치적인 역량이다. 공수처는 통과됐으니 검찰 권한 분산에 한 발 내딛은 건 사실이지만 이제 그럼 경찰쪽 힘을 어떻게 뺄 것인가? 예컨대 김웅 검사의 이런 문제제기는 분명 근거가 있다.



또 울산에 얽힌 여러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여당+경찰> vs <야당+검찰>, 이렇게 그어진 전선을 어떻게 정리해서 검찰이 제 역할에 충실하게 만들 것인지, 몇 달째 정부여당과 검찰이 쌈박질하고 있다는 이 정국의 출구전략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대체 계획이라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 


총선 전략만 세울 게 아니라 이런 전략도 누군가는 구상을 하고 또 실행에 옮기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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