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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땐 골프에 술값도 펑펑… 70代엔 택배 배달로 근근

젊을땐 골프에 술값도 펑펑… 70代엔 택배 배달로 근근이


[중산층에 닥치는 '실버 파산'] [下·끝]

살날은 많은데 노후 준비 제로

- 49%가 "노후 자금 준비 안 해"
"연봉 5000만원 버는 족족 다 써… 아들 집 사주고 아내엔 밍크코트… 은퇴 후 깨달았을 땐 너무 늦어"
- 일하려고 해도 '저임금 일용직'
수명 늘어 어쩔 수 없이 일터로… 할 수 있는 건 경비·청소업무뿐

열차가 방금 떠나 텅 빈 승강장에 한민석(가명·75)씨가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다.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한씨는 책자가 가득 든 종이 쇼핑백 2개를 왼손에, 빵이 든 또 다른 쇼핑백은 오른손에 들고 바삐 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지하철로) 배달 한 번 해주면 내 손에 한 7000원 정도 들어와요. 예전엔 그렇게 떵떵거리고 살더니 (택배 일하는 노후를 남들이 알면) '꼴좋다'는 사람이 있을까 봐 그게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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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회사에서 일하는 한민석(가명·75)씨가 두 손에 책자와 빵이 가득 든 쇼핑백을 들고 서울 중구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노인이 많아 한국의 75세 이상 노인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 가장 높은 17.9%에 이른다. /박상훈 기자

한씨는 서울 중구의 한 지하철 택배 회사에서 일한다. 만 65세 넘는 노인들은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어 이를 활용해 택배업을 하는 '실버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다. 한씨의 경우 하루에 3~4건 배달해 2만~3만원 정도씩 한 달이면 50만원쯤 손에 쥔다. 그러나 그는 정년퇴직 전까지만 해도 연봉 5000만원짜리 대기업 간부 운전사로 일하던 중산층이었다.

◇부족한 준비에 '장수의 덫'까지

"멍청했지요." 한씨는 노후 준비를 안 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은 아내와 아들 하나까지 세 식구 살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입이었지만 '번 만큼 많이 쓴 것'이 문제였다고 했다. "골프도 치고, 여행도 맘껏 다녔어요. 친구들이랑 술 먹으면 술값은 늘 내가 내는 줄 알았고, 아내한테 밍크코트 사주고, 외아들한텐 집 장만도 해줬지요." 매달 월급이 들어오니 돈은 '화수분'처럼 샘솟는 줄 알고, 노후 대비는 사실상 '제로(0)'였다는 게 한씨 설명이다. 은퇴하고 얼마 안 지나 노후 자금 부족을 느끼고 선택한 것이 지하철 택배 일이었다.

문제는 노후 준비 부족이 한씨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란 점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중산층 설문(1128명)에선 응답자의 48.7%가 "노후 준비를 안 한다"고 답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작년 11월 조사(대도시 거주 성인 1771명)에서도 경제적으로 은퇴 준비가 충분한 것으로 조사된 응답자는 34%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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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초라한 노후 준비에 의학 기술 발전 등으로 살아갈 날은 점점 늘고 있어 '실버 파산'의 수렁은 더 깊어질 조짐이다. NH투자증권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14년에 60세인 남성의 예상 수명은 82.4세로 24년 전에 비해 6.8년 늘어나고 이에 따라 1억2900만원(2인 가구 기준·현재 가치)의 노후 자금이 더 들 것으로 추산됐다. 2035년엔 8.8년 더 늘어 노후 자금이 1억5900만원쯤 더 소요된다. 추가 필요 자금은 통계청의 2015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도출했다. 노후 생활비 평균이 254만원(2인 가구 기준)인 것을 근거로 60대 중산층은 250만원, 70대 중산층은 175만원(70%), 80대 중산층은 125만원(50%)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가정했다.

◇그나마 초라한 일자리뿐

" 야간에 건물 관리하는 것 말고는 눈 씻고 찾아도 할 일이 없더라고…." 중소기업 임원 출신인 정민수(가명·74)씨는 "은퇴해도 여윳돈이 충분해 '공격적 투자'도 했었다"며 "은퇴 자금을 상가 임대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했고, 투자 소송비까지 쓰면서 남은 재산을 탕진했다"고 했다. 이후 당장 생활비조차 없어 작년부터 야간 건물 관리인으로 일한다. "기업 임원 출신이라 경력을 살릴 일이 있을 줄 알았지만 아무 곳도 노인을 써주지는 않더라"고 했다. 노후 준비 부실에 기대 여명이 늘면서 노인들은 어쩔 수 없이 일터에 내몰리지만, 그나마도 시간제 경비·청소 업무 등이 대부분이라 노후가 더욱 힘겹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취업자 중 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47.5%에 불과하며, 임금 근로자이면서 상용직인 사람의 비율은 더 낮아 10명 중 1명꼴(12.3%)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고령화 추세에다 황혼 이혼과 같은 예기치 않은 리스크까지 충분히 감안해 미리 노후 계획을 짜놓지 않는다면 중산층이라도 실버 파산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9/2016090900243.html?outlink=google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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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폭염이 있었나 싶도록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졌다.

정말 올 것 같지 않았던 가을이 왔다.

젊었을 때야 늙는다는 것이 남의 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그 늙음은 가을이 오는 것처럼 기어코 반드시 온다.

그러나 젊었을 때는 그것을 모른다.

그러면 막상 늙었을 때 자신의 처지를 모른다.

계획없이 늙었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를 해도 될까말까한데 골프 치고 술 먹고 해외여행 가는 양반이면 자신이 늙었을 때 계획해 놓은 일이 있을리 만무하다.

여기 나오는 노인들의 삶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내 일이다.

그러나 내 일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비판적 아니 비관적으로 생각해보자.

내가 이렇게 살다 노인이 되면 정말 저렇게 안 살 자신이 있는지 말이다.

인생은 어쩔지모르니 아직은 나도 자신이 없다.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http://cafe.daum.net/jord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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