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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제 Jun 17. 2020

무기력에서 일어나기

내 우울증의 가장 큰 증상은 무기력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돌덩이가 나를 못 움직이게 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침대에서 고개를 들기도 힘들기도 했다. 몇년간 무기력증을 겪으면서 내가 만든 대처법이 있다. 일단 우선은 조금 쉬어준다. 그리고 정말 하기 싫고 힘들겠지만 아주아주 작은 일이라도 한가지만 하고 스스로를 칭찬한다. 


예를 들어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보는 거다. 그리고 참 잘했다고 자신을 칭찬해준다. 뭐, 이런 걸 가지고 그러냐는 비난이나 자책은 잠시 접어두고 뭐라도 하면 계속 칭찬을 했다. 침대에서 앉아있기는 그러면서 조금씩 일어나기로 바꾸고 욕실에서 세수하기까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좀더 나아지면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한발자국! 나가본다. 그 한발자국이 굉장히 중요한 거다. 밖으로 나와보면 안에 있을 때는 그렇게 나오기 싫었는데 신선한 바람에 기분도 조금 좋아지고 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주위에 공원이 있다면 거길 산책하는 것도 좋다. 카페에 들려 죄책감을 가지지 말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는 것도 좋다.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그 영향을 받아 기분도 좋아진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누워있기에서 '행동'을 늘려주면 어느새 무기력이 조금은 나아져있곤 했다. 이렇게 하기 어려운거 나도 해봐서 다 안다. 하지만 정말 내겐 도움이 되는 방법이었으니까 한번 따라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날 한 행동들을 적어 모으는 칭찬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되고 뿌듯해지니 권한다.  


참 이 모든 일은 마음에 맞는 정신과를 찾아서 약물치료와 어느 정도의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했었던 방법들이다. 전문가의 도움은 꼭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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