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갈 길이 먼 숏폼 광고
참고: 이 글은 2023년 3월에 쓰인 것으로, 이후로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릴스에 대한 최신 관점을 읽기 원하시면 이 글에서 읽어 보세요.
숏폼이 난리입니다. 틱톡이 도입한 숏폼 비디오는 사람들이 동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켜 놓았습니다. 틱톡에 이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유튜브는 쇼츠를 도입했고, 그 외 다른 소셜 플랫폼/동영상 플랫폼들도 속속 숏폼 비디오를 출시하면서 숏폼 비디오는 그야말로 대세가 되었습니다. 2023년의 주요 인터넷 트렌드를 뽑아보라고 하면, 숏폼 비디오는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시간을 쓰는 곳에 광고가 따라붙기 마련이죠. 틱톡 광고와 마찬가지로 메타도 릴스 광고를 도입했고, 릴스를 시청하다 보면 광고를 수시로 보시게 됩니다. 유튜브도 최근 쇼츠 광고를 도입했죠.
그렇지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릴스 광고는 쉽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도 피드나 스토리 대비 좋은 효율을 기록하지 못했고, 실제로 광고를 진행하고 계시는 분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역시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다. 상당수의 경우 애초에 릴스 노출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현재 릴스 광고의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것은 저와 주변인들의 의견만은 아닙니다. 2022년 4분기 어닝콜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릴스 광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Currently, the monetisation efficiency of Reels is much less than Feed, so the more that Reels grows…it takes some time away from Feed and we actually lose money.”
“현재 릴스의 수익화 효율은 피드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릴스가 성장할수록 피드의 체류 시간이 줄어들고 우리는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게 됩니다."
수익화 효율이 훨씬 낮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가치 있는 지면, 즉 효율이 높은 지면이 아니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돈을 쓰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자리에서 이처럼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요?
일단, 초기 광고 상품의 한계가 있습니다.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첫번째로는 사람들이 충분히 광고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두번째로는 상품이 고도화가 되어야 합니다. 지면별로 사람들의 사용 패턴이 전혀 다르고, 지면별로 성격이 다르기에 지면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상품의 고도화와 최적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릴스 광고가 출시된 것은 2021년 6월입니다. 피드 광고와 스토리 광고에 대비해서 생각해보면 릴스 광고는 초기 광고 상품입니다. 그러므로 아직 충분한 고도화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효율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토리 광고 초창기에 스토리 지면의 효율도 좋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전환은 여전히 피드에서 발생했죠. 제 경험상 스토리 지면에서 충분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초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에서 피드 대비 더 많은 노출과 더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을 본 것은 2020년 초중반 정도였습니다. 물론 경험에는 개인차가 있겠습니다만,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가 2017년 3월 출시되었으니, 유의미한 지면으로 부상하기까지는 대략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이죠. 주력 지면으로의 역할을 감당하기까지는 3년 정도가 걸린 것이구요. 릴스 광고가 런치된 것이 2021년 6월이니, 제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적용해보면 릴스에서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오려면 2024년 정도는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릴스는 피드나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지면입니다. 사람들의 사용 패턴이 다르고, 기대치도 다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았을 때, 릴스 광고는 기존 피드/스토리 광고 대비 두 가지 큰 허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동영상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빠르게 넘기는 포맷이라는 것입니다.
동영상 광고와 피드 광고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광고는 사용자 경험에 어느 정도는 불쾌감을 준다고 봐야 합니다. 불쾌감이 적냐, 크냐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죠. 그렇다면 유튜브를 볼 때 중간중간에 나오는 광고와 피드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광고들 중에 어떤 것이 더 사용자에게 더 불쾌감을 줄까요? 동영상 중간중간에 나오는 광고가 더 불쾌감을 많이 준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피드 게시물들 사이에 광고가 들어간다고 ‘내 피드 흐름이 끊겨서 너무 짜증나’ 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광고 자체가 불쾌감을 줄 수 있지만, 이처럼 생각하신 분은 흔치 않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동영상 중간에 들어가는 광고는 흐름을 끊습니다. 한창 동영상을 보고 있는데, 그걸 끊고 들어가는 것이 동영상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피드 광고가 방문에 노크를 하는 느낌이라면, 동영상 광고는 그냥 문을 확 열고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기본적으로 사용자 경험에 더 좋지 않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이 흥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릴스 광고도 비슷합니다. 동영상을 시청하는 흐름을 끊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동영상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광고는 그래도 100% 시청을 담보한다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릴스 광고는 그렇지 않습니다. 스킵하면 그만이죠. 게다가 릴스 포맷 자체가 마음에 안들면 바로바로 스킵하는 데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재미없는 릴스나 관심없는 릴스는 바로 스킵합니다. 광고는 어떨까요? 광고라는 걸 인식하는 그 찰나의 순간, 위로 올려서 스킵해 버리면 그만입니다.
흐름을 끊는 광고인데, 스킵까지 쉽습니다. 유튜브 프리롤 광고는 ‘이 동영상을 봐주세요’라고 하는 5초의 설득 시간이라도 있고, 미드롤 광고는 ‘미안한데 잠깐만 시간을 뺏을게요’ 라고 시청을 강제하는 방법이라도 있지만, 릴스 광고는 그런거 없습니다. 찰나의 순간에 주목을 끌지 못하면 바로 사라지는 것이죠. 어떤 컨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생각해보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포맷 자체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숏폼은 생각보다 광고가 흥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메타의 기술력으로 이 한계를 어찌저찌 극복할 수도 있겠으나, 피드 광고나 스토리 광고를 흥하게 하는 것보다 어려운 과업이 될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숏폼 시청 시간이 늘어날 것이 명확합니다. 사용자들이 더 많이 사용하기에 컨텐츠도 더 많아질 것이고, 컨텐츠가 많아진다는 것은 시청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주요 플랫폼들이 하나같이 숏폼을 주력 컨텐츠로 밀고 있기에 숏폼 체류 시간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위의 이유로 현 시점에서 릴스 광고로 큰 광고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게재면 최적화(어드밴티지 플러스 게재면)를 쓰는 것은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메타 광고 시스템이 알아서 분배해줄 테니까요. 슬프게도 지금은 게재면 최적화를 쓰면 릴스 노출이 잘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메타 시스템이 판단하기에도 그런 것이죠.
광고는 결국 사람들의 시간과 어텐션을 따라가는 것이죠. 그렇기에 릴스를 포함한 숏폼 광고는 염두에 두고 시도해보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당분간 릴스 광고로 큰 효과는 거두기 힘들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이니, 기대치 조정은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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