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나의 음악노트 / 낭만 / 쇼팽

9. 쇼팽 Frederic Chopin(1810-1849)

by 조세피나

여자와 남자는 상호보완적인 존재이기에 서로 다른 성격, 장점, 능력 등에 끌린다고 한다.

자석이 서로 같은 N극, S극끼리는 안 붙고 다른 극끼리 붙는 것 같이.
하지만, 남자와 여자라는 차이만으로도 많이 다른데, 기질과 가치관까지 다르다면 얼마나 이해하기가 어렵고 이질감이 들 것인가?


쇼팽은 본인과 영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진 여성과 연인이 되었다.

그녀는 당대의 파격적인 여성작가인 조르드 상드(Georg Snad)였다.
소심하고 조용한 쇼팽과는 달리, 상드는 용감했고, 개방적인 인물이었다.
그녀는 종종 남장을 하고 시가를 물고 다니며 자유롭게 생활했다.
쇼팽과는 달리 용기 있고 적극적인 이 연상의 여인이 가냘프고 연약한 쇼팽이 기댈 수 있는 연인이 되었다.

쇼팽에게 상드는 모성애를 전해주는 엄마 같았을 수도 있다.

27살의 청년 쇼팽과 33살 상드의 만남은 '음악과 문학의 만남'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쇼팽은 마음이 착하고 인내심이 있었다고 하는데, 체력은 약했고, 키 170cm에 약 45kg이었다고 한다.

(그는 엄청나게 야윈 사람이었다.)
피아노 터치도 약해서 쇼팽의 터치는 피아노 건반을 붓으로 흘리는 것 같았다고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하지만, 함께하기에 안정적이고 편한 사람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인 것 같다.
사람은 DNA가 서로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고,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얘기도 있으니까..
쇼팽과 상드는 사랑했고, 그 사랑은 시간이 흘러 변했고, 그들은 결국 헤어졌다.
연약한 귀공자 같은 쇼팽이 상드가 아니라, 부드럽고 여린 여성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그 만남도 잘 되기는 어려웠을 것 같은데..

( 관두자. 이런 If~는 쓸데없다.)

피아노 전공자라면 누구나 쇼팽을 참 많이 연습하고 연주했을 것이다.
피아노의 시인인 쇼팽은 피아니스트라면 자주 접하는 '피아니스트를 위한 작곡가'다.
에튀드, 발라드, 폴로네즈, 판타지, 소나타, 마주르카, 왈츠, 전주곡, 스케르초, 녹턴(야상곡), 피아노 콘체르토 등 그의 작품은 온통 피아노 작품이다.
첼로 소나타와 실내악도 그의 작품 군에 있긴 하지만, 그는 단연 피아노 작품에 전념한 작곡가였다.
쇼팽은 피아노의 세계를 새로운 경지에 이르게 했고, 기교와 표현에서도 그의 피아노 작품은 훌륭하게 진가를 나타냈다.
이래서 피아니스트가 쇼팽의 곡을 좋아하지 않기가 참로 어렵다.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스트에 의한, 피아니스트를 위한 작품이 쇼팽의 피아노 곡들이다.
필자는 문구점에 가서 펜을 사기 전에 끄적여볼 때, 중학생 때부터 PIANO 아니면 Chopin이라고 적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쇼팽을 좋아했나 보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폴란드인인 쇼팽은 프랑스 파리에서 죽었다.
쇼팽이 파리에서 성공했고, 프랑스에서 활동했지만, 그의 국적은 끝까지 폴란드였다.
폴란드 바르샤바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이후 유럽의 다양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음악적인 영감을 넓히고자 했고, 그 여정 중에 도착한 도시가 바로 파리였다. 파리는 당시 유럽 예술의 중심지였고, 많은 음악가와 화가, 작가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쇼팽 역시 그곳에서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곧 귀족들과 예술 후원자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고국 폴란드를 잊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늘 고국을 향해 있었다.

쇼팽 덕분에 비 오는 날은 '빗방울 전주곡'을 연주하고, 왈츠를 추고 싶을 때는 피아노로 쇼팽의 왈츠를 손가락으로 연주하고, 폴란드를 느끼고 싶을 때, 쇼팽의 폴로네즈를, 밤을 느끼고 싶을 때는 녹턴을 연주한다.

쇼팽을 통해 즐기는 피아니스트들의 즐거움이다. 이러니 피아니스트 치고 쇼팽을 사랑하지 않는 피아니스트는 드물 수밖에.

쇼팽이 생애 가장 행복했던 때는 마요르카 섬에서 상드와 상드의 두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때였다.
하지만 그의 건강은 좋아지지 않았다.
‘빗방울’ 전주곡은 그가 환상 속에서 자신과 상드의 죽음을 보고 썼다고 한다.
억수같이 비가 내린 날, 상드와 상드의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뚜두둑. 두둑. 빗방울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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