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선택하는 기준, 한국인과 달라
내가 아는만큼 보인다 ...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미국 대학을 포함한 세계 대학의 진로 진학 상담을 하다 보면 대학 선택의 기준을 '대학 명성'에 두는 학부모들이 상당히 많다. 무조건 내가 알고 주변 사람들이 아는 대학이어야 한다.
나이 든 부모 세대는 대학 이름으로 취업이 결정되고 연봉이 정해지던 시대를 살았다. 또한 명문 대학을 나오지 않은 부모들은 3류 대학 졸업생의 서러움을 톡톡히 맛보았다. 그래서 대학 명성을 쫓는다. 부모 영향을 받아서인지 학생들 가운데서도 무조건 '대학 명성'을 찾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이제는 대학 이름값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실력의 시대다.
또한, 정보의 부재로 내가 아는 대학만이 명문 대학이라고 생각을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필자가 만나는 학부모들 가운데 성적이 아주 낮은 학생의 학부모도 "명문 대학을 보내고 싶습니다. 졸업 후 한국에 오면 취업을 해야 하니까요."라고 말한다.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대학, 사람들은 그것을 명문대학이라고 말한다. 그게 어딜까. 한국인들이 아는 대학들은 최상위권 아이비리그 이거나 주립대학들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미국인들이 잘 아는 명문 대학조차 한국인들은 자신이 들어보지 못한 이름의 대학이라고 '듣보잡'대학으로 취급한다.
예를 들어보자.
연구 중심 대학 가운데 밴더빌트, 와슈, 라이스, 케이스웨스턴 리저브, 윌리엄 앤 메리, 터프츠, 노틀데임, 리하이, 페퍼다인, 튜레인 대학 등을 알고 계시는가? 이 대학을 알고 있다면 미국 대학을 어느 정도 안다고 말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트랙인 학부 중심대학으로 가보자. 스와츠모어, 미들버리, 보든, 포모나, 칼튼, 콜게이트, 베이츠, 콜비 대학 등이다. 역시 이 대학들을 알고 있다면 미국 대학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말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구 중심 대학 가운데 우리가 잘 모르는 라이스 대학과 우리가 잘 아는 UIUC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면 미국 학생들은 어떤 대학을 선택할까? 아마 한국인들은 일리노이 대학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학생들은 다르다. UIUC 36%, 라이스 대학 64%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연구 중심 대학과 학부 중심대학을 비교해 보자. 연구 중심대학에서 최고 명문인 UC 버클리에 합격을 하고 동시에 학부 중심대학인 Pomona College에 합격을 했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한국인들 가운데 100명이면 100명 모두 UC 버클리를 선택할 것이다. 과연 미국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한국인들이 잘 알고 좋아하는 UC 버클리를 선택한 사람은 18%이고, 포모나 칼리지를 선택한 사람은 82%다.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포모나 칼리지를 미국인들은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아는 명성으로 대학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교육의 질이나 재정보조, 전공 등 다양한 요소를 비교해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
필자는 대학 선택의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비 조달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학비를 부담할 수 없다면 아무리 좋은 명문 대학이라고 그림의 떡이다. 두 번째는 전공이다. 세 번째는 교육의 질과 대학 명성이다. 이 세 가지가 모두 한꺼번에 해결된다면 가장 좋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학비, 전공, 교육의 질과 명성의 순으로 대학을 골라야 한다.
명성이 있는 대학을 졸업해야 한국에 와서 취업이 된다는 가설에 대해 필자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해외 유학을 하고 해외에서 공부를 했다면 그 무대가 한국이 아닌 세계여야 한다. 해외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국내에 들어와 국내 기업에 취업하려고 하는 그 발상 자체가 근시안적이다. 왜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에 취업할 생각을 하지 않고 국내 기업에 자리를 잡을 생각을 할까? 왜 싱가포르, 홍콩, 도쿄, 상해에 취업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좁은 대한민국 땅으로 돌아오려고 하나?
필자가 컨설팅을 해서 해외 대학으로 보낸 학생들 가운데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고액 연봉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다. 해외 유학을 선택한 것은 바로 이런 인생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서다. 명성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큼, 아니 그것이상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내 눈에는 아는만큼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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