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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무료, 독일 대학 영어로 진학한다

중국, 미국 등 세계 각국 학생 대거 몰려가지만, 한국은 아직도 깜깜하다

 얼마 전 독일 일간신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 신문은 중국 학생을 비롯해 러시아,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폴란드, 터키, 인도, 브라질 학생들까지 독일로 몰려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09년 18만 222명이었던 외국 유학생이 2012년에 19만 2853명으로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2016년 현재 23만 5800여 명의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EU의 기관차인 독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한국 언론들이 유럽의 새로운 강국 독일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최근 한국에서도 조금씩 독일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독일은 여러 면에서 한국이 ‘미래 한국’의 모델로 삼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나라다. 한반도 통일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독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경제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한국이 경제 활력을 찾기 위해 벤치마킹을 해야 할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은 위기에 놓인 유럽 경제를 끌고 가는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또 하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독일의 교육이다. 한국의 많은 인재들은 지금까지 미국 대학에서 공부를 했다. 해외 박사 상당수가 미국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해외에서 공부하는 우리나라 유학생 26만여 명 가운데 미국에서 공부하는 수가 7만여 명이나 된다. 그러나 앞서 설명을 했듯이 많은 각국 유학생들이 대거 독일로 몰려간 지 오래됐고 해마다 그 수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독일 대학은 먼 나라 관심 밖의 대상이다. 

 독일 교육 수준은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교육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많은 자국 학생들을 독일로 유학 보내고 있다.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 나라들도 대거 유학생을 보낸 지 오래다. 미국 편향의 우리나라만 독일을 몰랐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국에서 독일 대학으로 눈을 돌려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높은 교육의 질을 담보함에도 독일 대학 학비는 무료다. 국제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독일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는 곳도 있지만 상징적인 수준의 금액이다. 미국 대학들의 연간 학비는 주립 대학이 3-5만 달러, 사립대학이 5-6만 달러다. 우리나라 중산층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둘째, 독일 대학들이 최근 여러 전공들을 영어로 개설했다. 독일어를 몰라도 영어로 독일 대학을 다닐 수 있다. 물론 독일에서 생활을 하려면 독일어를 알아야 한다. 또 더 많은 강의를 들으려면 독일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독일어를 몰라도 학사 학위를 취득하는 데 문제가 없다. 셋째, 생활비가 월 100만 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고 일정 시간 아르바이트도 가능하다. 다섯째, 대학 수학연한이 3년으로 미국보다 짧다. 기업인턴을 하면 6개월이 늘어나기도 한다. 여섯째, 졸업 후 취업의 기회가 미국보다 많다. 일곱째,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도 독일어를 무료로 배울 수 있고 독일어가 능숙하면 취업의 기회가 훨씬 확대된다. 여덟째, 독일 대학에는  공학 및 경영학 분야 세부 전공들이 매우 실용적이다.


 이렇게 독일 대학이 매력적이라고 해서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 대학은 각 나라별로 입학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 대학에 지원하는 방법에는 우니아스시트(Uniassit)라는 공통 지원 과정과 개별 대학 지원이 있다. 우선 우니아시트로 공통 지원을 할 경우 한국 학생이라면 내신 7등급, 수능 4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3년간 과학 과목 이수했어야 한다. 문과의 경우 과학 2년에 지리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토플 성적 80점 이상이라는 조건을 맞추어야 한다. 이 조건을 못 맞출 경우 지원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독일 각 대학은 학생 선발 재량권을 갖고 있다.

 만일 미국 고등학교에서 공부한 유학생이라면(한국 소재 미국계 국제학교도 같은 조건이다) 학교 성적(GPA)이 4.0만 점에 3.0 이상이어야 하고 SAT가 1300점을 넘거나 ACT 29점 이상이어야 한다. 제 2 외국어를 2년 이수해야 한다.


 독일 대학은 크게 연구자를 길러내는 괴팅겐, 프랑크푸르트, 아헨대학 등 일반 연구중심 대학(University)과 과학, 경영 분야 전문 인력을 길러내는 응용과학 대학(Universityof Applied Science)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가지 트랙 모두 학사 학위를 주는 정식 대학들로 모두 영어로 배우는 전공과정이 개설돼 있지만 응용과학 대학 쪽에 많이 개설돼 있다.


 독일 대학의 지원 시기는 3월부터 6월 말까지다. 과학 기술 분야로 진출하려는 국내 고등학교의 능력 있는 학생들, 미국 대학의 비싼 학비로 진로 설정에 고민하는 중산층 보통 아버지의 능력 있는 자녀들에게 독일은 새로운 희망임에 틀림없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뒤졌지만 우리도 교육 분야에서 독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 독일 대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강렬 박사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osephlee54로 들어오면 많은 정보가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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