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부자들은 이 장학금(Grant)에 손 대지 마라.


우리 말에 '노다지'라는 말이 있다. 


노다지의 어원은 서양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금광을 개발하면서 캐 놓은 금 박힌 광석을 한국 노동자가 손을 대려 하자 만지지 말라는 뜻으로 '노 터치'라고 했는데 그 말이 변해서 '노다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지지 마'의 뜻을 가진 노다지는 '횡재'를 뜻하게 되었다. 원뜻은 'No Touch', 만지지 마라. 건드리지 마라이다.


오늘은 '노 터치'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똑똑한 학생들이 미국 사립대학에 가려고 할 때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이 미국 대학 재정보조/장학금이다. 필자의 미래교육연구소는 20여 년 전부터 미국 대학 장학금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고, 지금도 국내에서 가장 큰 기관이다.


미국 대학들의 학비가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가장 비싸지만 바로 이 미국 사립대학 재정보조 제도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비를 저렴하게 내고 대학을 다닐 수 있다. 이런 재정보조 제도는 미국 대학뿐 아니라 미국 사립 고등학교에도 있다. 따라서 가난하기 때문에 미국 대학이나 명문 보딩 스쿨에 갈 수 없다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다.


이 재정보조, Need Based 기반은 바로 경제적 필요성, 즉 가난한지의 여부다. 재정보조는 기본적으로 대학이 조성한 발전 기금 또는 연방 정부가 예산으로 조성한 기금에서 준다. 따라서 각 대학들은 그 기준을 정해 놓았다. 일부 대학은 명시적으로 그 기준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들은 명시적으로 그 기준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대충 짐작을 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은 부모 소득이 7만 5000달러 미만의 경우 학비와 기숙사비, 식비를 모두 제공한다. 그리고 18만 달러 미만의 경우에는 소득의 10%만 부담하도록 한다. 예일대학도 전액 보조 기준이 7만 5000달러다. 라이스 대학은 전액 보조 기준이 6만 5000달러다. 그렇다면 최고 기준은 얼마일까? 하버드 대학은 18만 달러를 최고 기준으로 봤다. 이 이상이 되면 학비 전액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다른 대학들의 경우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대충 이 수준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부모 연간 합산 소득이 2억 원이 넘으면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다. 즉 미국 대학들은 이런 수준의 부모들을 부자로 간주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연간 소득이 2억 원이 넘으면 부자라고 불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종종 2억 원 이상 심지어는 3-5억 원의 소득을 가진 학부모들도 "미국 대학 재정보조를 받게 해 달라"라고 요청을 하는 것을 본다. 나름대로 사정은 있다. 현재는 많이 받지만 조만간 퇴직을 하게 돼 소득이 줄어들게 되거나 소득은 많으나 빚이 많아서 실질 소득은 작거나, 지출이 워낙 많아서 현금에 대한 보유가 낮다는 이유 등이다.


필자가 만났던 학부모 A 씨는 집이 10채나 됐다. 땅도 꽤 갖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은 가난하다는 것이다. 이 정도 자산을 갖고 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는 자녀 장학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떻든 미국 대학에서 재정보조를 받지 않으면 아이를 보낼 수 없다며 재정보조를 받게 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을 했다. 


학부모 B 씨는 연봉 1억 3000만 원의 회사원으로 재산을 모아 다른 주택이 7채나 됐다. 전월세로 받는 금액도 상당히 됐다. 그런데 연봉 1억 3000만 원은 재정보조를 받을 수 있는 해당 구간에 들어가니까 재정보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집은 7채나 있지만 빚이 많고 현금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의 학비를 현금으로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학부모 C 씨는 아버지 급여가 1억 6000만 원, 어머니 급여가 1억 원 등 합산 2억 6000만 원이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요지의 아파트는 무려  35억 원이었다. 그리고 학생 할아버지가 형제 공동으로 물려준 건물 지분 15억 원이 있고, 시골에 땅도 여러 필지가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채가 많고 현금이 없어서 아이를 미국 대학에 보낼 수 없다. 반드시 재정보조를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분명한 것은 미국 사립 대학들이 주는 재정보조/장학금은 '가난한 학생/학부모'가 받아야 할 보조금이다. 그 돈은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종종 한국의 0.5% 이내 부자들이 이 돈을 받으려고 욕심을 부린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아마 한국 부자 1위 이재용 씨도 '돈'을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욕심을 내야 할 돈이 있고, 양보해야 할 돈이 있다. 미국 대학들이 주는 재정보조는 부자들이 '욕심을 내서는 안 되는 돈'이다. 이 돈을 받지 못하면 미국 대학에 다니지 못하는 정말 '재정보조/ Need Based Grant'가 필요한 학생들이 받아야 하는 돈이다. 필자가 미국 대학 재정보조 컨설팅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자산가들은 쿨하게 "내가 번 돈으로 아이를 공부시킬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자산가들이 "꼭 재정보조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력히 컨설팅을 요구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다시 말하지만 미국 대학들이 주는 재정보조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난한 아빠'들이 받아야 할 돈이다. 이것을 부자들이 넘보는 것은 윤리의 문제고 양심의 문제다. '부자들이여! 가난한 이들의 몫에 손을 대지 마라' 이것이 오늘 미국 대학 재정보조 전문가가 하고 싶은 말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미국대학 미국유학 아이비리그 미국대학장학금 미국주립대학장학금 미국대학편입 미국대학편입장학금 하버드대학편입 하버드대학장학금 미국고등학교유학 미국조기유학 미국보딩스쿨 미국보딩스쿨장학금 미국교환학생 미국크리스찬스쿨 독일유학  

매거진의 이전글 다트머스 대학 학생, 빚 지고 졸업 안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