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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입시 에세이를 대신 써 줍니다"


학교 카운슬러가 수백 개 에세이 대필 못해
결국은 인터넷에서 표절할 수 밖에 없어
미국 대학, 에세이 표절 프로그램 가동해 색출



미국 대학 입시에서 에세이 중요도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특히 상위권 대학에서 에세이는 당락을 결정한다. 과장해서 말하면 에세이는 미국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한다. 에세이는 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학생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요소다. 성적으로는 볼 수 없는 학생들의 심성까지 파악한다. 따라서 교사 추천서, 액티비티와 함께 비학업적 요소(Non Academic Record)로 매우 중요하다. 물론 학교 성적이나 AP-IB 성적보다는 비중이 낮지만 상위권 대학들은 에세이를 'very Important'로 평가하고 있다.


에세이는 Common App이나 Coalition에서 주는 '공통 에세이'가 있고, 각 대학별로 제시되는 부가 에세이가 있다. 어떤 대학들은 부가 에세이가 3개나 된다. 지난해 Amherst College 대학은 300단어 1개, 175단어 1개, 그리고 75단어 에세이 등 3개의 부가 에세이를 쓰도록 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한 학생이 10개 대학 원서를 쓸 경우 최대 30개 이상의 에세이를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20개 에세이를 써야 한다. 


이제 입시를 앞두고 있는 시니어들은 이 에세이 쓰기에 골몰을 할 때다. 제시된 주제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국내 대학들의 자기 소개서(자서소)와는 또 다르다. 오래 생각하고 쓰고 또 고쳐야 한다. 브레인스토밍은 필수다. 이런 에세이를 쓰려다 보면 유혹에 빠진다. 남의 것을 베끼거나 대신 써주는 사람이 없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중국 내 유학원들은 거의 99% 대신 에세이를 써준다. 상해, 북경, 칭다오 소재 유학원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 필자가 실제로 중국의 여러 도시를 다니며 중국 유학원 관계자들을 만나 보았다. S 유학원은 중국에서도 체인을 가진 매우 큰 교육 기업이다. 아이비리그 수준의 대학에 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5천여만 원(이것도 몇 년 전 이야기다)을 받고 에세이 대필을 포함해 대학 지원 전 과정을 도와주고 있었다. 엄청나게 사업이 번창했다. 역시 믿을 수 없는 중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거짓이 일상화된 나라다. 그런데 그게 중국만이 아니었다.


국내 유학원들 가운데서도 이렇게 대필을 해주는 곳이 여러 곳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학부모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필자에게 상담을 온 학부모들 가운데 종종 "다른 유학원은 에세이를 써준다는 데 여기는 안 써주나요?"라는 이야기를 한다. 국내 유학원들도 대필을 해 준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며칠 전 국내 국제 학교의 학부모가 상담 과정에서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모두 대신 써 줍니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귀를 의심했다. 미국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학교에서 모두 대필을 해 준다? 이게 사실일까? 그런데 사실이었다. 그동안 유학원 외에도 국내 국제 학교들이 에세이를 써준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실체를 파악한 것은 처음이다. 이 학교는 서울 근교의 기독교 국제 학교다.


이것은 심각한 도덕성의 훼손이다. 더구나 학교 이름에 '기독교'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기독교 국제 학교가 '도둑질'로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오늘 도덕적 문제를 따지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따질 위치에 있지도 않다. 필자는 이렇게 학생이 아닌 다른 사람이 미국 대학 에세이를 대필했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이 학교에서는 미국 대학에 매년 많은 학생들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학교 카운슬러나 교사들이 1-2명의 학생도 아니고 많은 학생들의 에세이를 대필할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까? 필자가 위에 언급을 했듯이 대학들은 공통원서 에세이 외에 1-3개 정도의 부가 에세이를 추가로 요구하면 아무리 적게 써도 학생당 10개 이상의 에세이를 써야 한다. 만일 10명의 학생들의 에세이를 대필해 주게 되면 30개 이상의 에세이를 대신 써주는 것이 된다. 글은 이렇게 공장에서 찍어내듯 나올 수 없다. 


여기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은 '표절'과 '돌려막기'다. 남의 것을 베낄 수 밖에 없고, 베껴서 만든 에세이를 이 대학 저 대학에 넣을 수 밖에 없다. 인터넷에서 샘플 에세이를 갔다가 조금씩 고쳐서 제출하거나 지난해 학생의 에세이를 또 다시 가져다 쓸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에세이의 질이 어떨지 불문가지다. 그렇다면 이대로 넘어가질까? 


미국 대학들은 이런 표절과 돌려 막기에 대한 방어 수단을 갖고 있다. 대학 입시 에세이를 표절하거나 돌려막기를 하는 학생들의 색출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민간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프로그램으로 색출하고 있다. 즉 표절에 대한 검색을 외부업체에 의뢰해 철저하게 조사하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종종 문제가 되고 있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을 찾아내는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지금 12학년들은 한참 에세이를 쓰고 있다. 조만간 각 대학별 부가 에세이가 나오면 더 바빠진다. 필자가 앞서 언급을 했듯이 어려운 에세이를 많이 쓰다 보면 유혹에 빠지기 쉽다. 특히 표절이다. 인터넷에서 남의 에세이를 가져다가 적당히 고쳐내고 싶은 욕망에 빠진다. 이는 마약과 같아서 한번 실수가 평생의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 정직이 최선이다. 고진감래라고 했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고생 끝에 행복이 온다는 뜻이다. 고생하고 에세이를 쓰면 합격의 영광과 행복을 얻을 것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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