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선택과 장학금 수혜 여부에 따라 달라져...
미국 대학 얼리 마감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12학년들은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면서 대학 지원 준비 바쁘다. 지원할 대학을 결정한 학생들도 있겠지만 여전히 결정을 못하고 있는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12학년의 가장 큰 고민은 몇 개 대학에 지원을 하고 그 대학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다. 이런 고민은 국내 대학이건 미국 등 해외 대학이건 마찬가지다. 오늘은 지원할 대학을 어떻게 선택하고 몇 개 대학에 원서를 낼 것인가를 살펴본다.
누구나 가고 싶은 드림 스쿨이 있다. 이렇게 가고 싶은 꿈의 대학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실력보다 상향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지원할 대학을 ◀상향(Reach) ◀적정(Match) ◀안정(Safety)으로 분류하고 이를 섞어서 지원한다. 지원할 대학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가장 일반적인 선택 방법은 학업적인 요소에 먼저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는 궁극적 이유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따라서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전공이 개설돼 있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후 해당 전공 학과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제공되는 전공과목과 교수들의 면면에 대해 살펴본다. 무조건 학교 이름값, 즉 명성에만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위스콘신 대학교 경영대학에서 마케팅을 공부하고 싶다면 경영대학의 홈페이에 들어가서 제공하는 교과과정과 그 대학의 마케팅 교수들의 프로파일을 본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생각해 본다.
◀ 자신이 하려는 전공에서 어떤 과목을 들을 것인가? ◀제공되는 과목들에 흥미가 있는가? ◀자신의 전공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는가? ◀그 대학에서 하려는 전공에 몇 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나?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턴십 기회나 연구 리서치가 많은 가등 등이다.
지금 전공을 결정했건 혹은 전공을 정하지 못하고 현재 탐색 중이건 지원하려는 대학에 리서치 프로그램이 많을수록 좋다. 미국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적어도 한번 이상 전공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학교 전체의 학업 환경과 개별 단과 대학의 커리큘럼을 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점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전공에 들어가기 위한 전반적인 조건과 핵심 조건이 무엇인가? ◀코스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 ◀ 전공 코스가 실무경험, 강좌, 팀워크를 강조하고 있는가? ◀한 반 평균 학생수와 교수-학생 비율은 어떻게 되나? 등등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학생들은 대학에 원서를 넣기 직전까지도 지원할 대학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데도 상향 지원 대학을 적정 대학, 혹은 안정권 대학이라고 생각하고 실력보다 높여서 지원을 한다. 그래서 최근 미국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원서 개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만 해도 대부분 학생들이 10개 이내로 대학에 원서를 넣었다. 전미 대학 카운슬러협회(NACAC)의 최근 통계자료를 보면 학생 당 7개 이상 대학에 원서를 넣는 비율이 32%다. 그러나 2008년만 해도 7개 이상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10%에 불과했다.
또 다른 자료를 보면 20-40개 대학 심지어 60개 대학에 원서를 넣는 학생들까지 있다. 미국 뉴저지주의 Camden 고등학교에서 가장 원서를 많이 쓴 학생은 70개 대학에 원서를 제출했다. 몇 개 대학에 원서를 낼 것이냐는 해당 학생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너무 많이 넣는 것도 또한 너무 적게 원서를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원서를 몇 개 쓸 것인가는 학생이 감당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가장 난제는 에세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능력에 맞춰 대학 원서를 넣는가 보아야 한다. 균형의 문제다. 30-40개 대학에 원서를 쓸 경우 공통원서 외에 각 대학이 제시하는 에세이 주제 100개 이상을 소화해 내야 한다. 또한 자신의 능력보다 높아 합격할 수 없는 대학에 상향 지원하면 100개 대학에 원서를 내도 소용없다. 불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몇 개 대학에 원서를 낼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어떤 대학이 자신의 성적으로 지원하기에 적당하지, 재정적으로 학비 부담이 가능한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즉 합격한 학생들의 50% 보다 자신의 성적 등 모든 기록이 우월할 경우 안정권 대학(Safety School)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합격한 50%의 학생들과 자신의 성적이 비슷하다면 적정 대학(Match School)이다. 반면 자신의 프로파일이 합격한 50% 학생 이하일 경우 상향 대학(Reach School)이다. 필자가 제시하는 조건이 꼭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미국 대학은 학업적 요소 외에 비 학업적 요소들을 함께 보는 Holistic Assessment(포괄적 평가)를 하기 때문에 그 기준을 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균형’이다. GPA가 3.5 내외이고 SAT가 1300점대 후반의 학생이 아이비리그 대학에만 원서를 내려한다면 그 결과는 매우 불행할 것이다. 이런 학생도 1-2개 대학은 아이비리그 혹은 그 수준의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지만 자신의 학업 기록과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다수인 대학에도 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합격의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방법은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에 원서를 많이 넣는 것이다. 10개 대학에 원서를 넣는다면 상향지원 3개, 적정 5개, 안정권 2개 정도를 넣는 것이 가장 균형이 맞는다.
다시 정리하자면 공통원서 에세이와 각 대학이 요구하는 대학별 에세이를 충분히 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대학 지원에서도 이 말이 적용된다. 몇 개 대학에 지원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내가 희망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수보다 질이다. 가장 적절한 지원 대학 개수는 10개 정도다. 10개 이상 대학에 원서를 내거나 5개 이내로 원서를 내는 것은 다소 위험한 선택이다. 대학 선택과 지원에서도 중용의 도가 요구된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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