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봄 앓이'를 심하게 하는 이유


group-early-spring-wildflowers-group-early-spring-wildflowers-framed-two-dead-log-located-blue-ridge-mountains-140714798.jpg?w=768


나는 매년 봄을 앓는다.

이른 봄 2~3월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음의 병. 수십 년째 반복되는 고질병이다.


그 시작은 중학교 때였다. 부모님 곁을 처음 떠나 누나와 둘이 시작한 대처(大處)의 객지 자취 생활. 연탄을 때도 새벽엔 물그릇이 꽁꽁 얼던 차가운 방, 남매를 데려다 주러 오신 어머니가 고향으로 돌아가신 첫날 새벽 근처 역 기차의 서글픈 기적 소리를 들으며 누나와 함께 한없이 울었다. 그 후 계속된 객지 학교생활, 매년 2월 말이면 어머니 품을 떠나 덜컹거리는 버스에 짐을 싣고 다시 학교가 있는 타향으로 떠났다.


T.S. 엘리엇은 말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 망각의 겨울에서 깨어나 고달픈 현실과 마주하는 것."


고향을 떠난 지 60년 가까이 됐다. 이제는 KTX가 한강 철교를 건널 때 '집에 왔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어느덧 타향이 고향이 된 것이다. 그래도 나에게 봄은 여전히 잔인하다. 70대가 된 지금도, 나의 봄앓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어머니 품이 그립다. <26/2/12 玄潭 이강렬>



%EC%82%B6%EA%B3%BC_%EA%BF%882.jpg?type=w773







매거진의 이전글병실에서 만난 천국의 증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