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아니라 의식이었다 — 동자석에서 읽는 우리 삶의 지혜
돌은 말이 없다. 그런데 이 돌은 웃고 있다. 머리에 키를 뒤집어 쓴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로. 오래전 어린 아이 시절 어느 밤, 쉬~~~ 이불을 적시고 만 아이의 표정이 바로 저랬을 것이다. 창피함에 말도 못한 채 얼굴에 멋쩍은 웃음...
그 옛날 어른들은 오줌을 싼 아이에게 벌을 주는 대신 키를 씌우고 이웃집으로 보냈다. "소금 주세요." 이웃은 알면서도 모른 척, 소금을 담아주며 웃었다. 창피함은 잠깐이었고, 온 마을이 아이 하나를 함께 키웠다.
"벌이 아니라 의식이었다.
액운을 쫓고, 웃음으로 아이를
다시 세상 속에 들여보내는..."
— 민속의 지혜
이 동자석은 그 순간을 돌 속에 새겨 넣었다. 장승처럼 위협적이지도, 불상처럼 근엄하지도 않다. 그저 멋쩍게 웃는 아이의 얼굴의 모습이다. 어쩌면 한국 미술이 가진 가장 진솔한 표정이 여기 있는지도 모른다. 삶의 실수를 웃음으로 감싸는 힘.
돌은 말이 없다. 하지만 이 돌은, 계속 웃고 있다. <현담 이강렬/ 답십리 고미술 상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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