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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순위/랭킹에 목 매는 미국 대학들



지원자수 늘려 랭킹 올리기에 혈안이 된 미국 대학들
무차별 러브콜 보내고, SAT 점수 면제, Essay 면제 유혹으로 지원 유도
하버드 대학까지 "지원해 달라" 이메일 남발



미국 대학이나 한국 대학이나 똑같이 신경쓰는 게 있다. 바로 대학 순위(랭킹)다. 왜 그럴까? 그것은 학생 유치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시사잡지 유에스 뉴스가 미국 대학 순위/랭킹을 내기 시작했을 때 각 대학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우습게 본 것이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이 잡지의 대학 순위/랭킹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과거 명성을 누리던 일부 대학들은 랭킹에서 쳐지면서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었고 별 볼 일 없던 대학들은 십수년만에 명문 대학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기도 했다.


한국 대학들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대학 순위를 내면서 목숨을 걸고 순위 올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 현상이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순위/랭킹에는 함정이 많다. 자의적 요소가 많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목숨을 걸고 순위/랭킹을 올리려하고, 독자들은 이를 근거로 대학을 선택하고 있다.


각 대학들은 유에스 뉴스가 매기는 순위가 교육 수준을 알리는 지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학생들이나 부모들이 지원 대학을 선정할 때 이를 참고 한다고 보기 때문에 매우 신경을 쓴다. 심지어 한국 교육부도 공무원들을 외국대학에 위탁교육 시킬 때 장학금을 줄 것이냐를 이 랭킹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 한심한 일이지만 지표가 이것 밖에 없으니 이해는 간다.


미국대학 순위/랭킹을 정할 때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대학 합격률이다. 대학정원은 정해져 있으므로 지원자 수가 늘면 합격률은 낮아진다. 따라서 각 대학은 지원자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학생들은 심지어 하버드를 비롯해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우리대학에 지원해 달라는 e메일이나 편지를 받아 보았을 것이다. SAT나 PSAT시험이 끝나고 나면 이런 편지가 쇄도한다.


일부 학생들은 "하버드에서 나를 오라고 했어!"라며 흥분을 하지만 사실은 아무에게나 보내는 편지다. 어떤 대학은 일찍 지원을 하면 원서비를 면제해 주겠다고 유혹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대학은 일찍 지원을 하면 에세이를 면제시켜주기도 한다. 원서를 일단 제출하고 후속 서류를 내지 않아도 그 학생을 지원자로 카운트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으로서는 손해가 아니다.


대학들의 랭킹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표준화 시험 점수다. SAT, ACT점수가 높은 학생이 지원을 하면 학교의 위상이 올라간다. 미국대학들이 쓰는 꼼수 가운데 SAT, ACT점수 제출을 옵션으로 하는 것이 있다. 이 경우에 점수가 높은 학생만 제출을 하게 되고 낮은 학생은 내지 않게 된다. 점수가 높은 학생들만 점수를 내게 됨으로써, 대학의 전체 SAT 점수 분포는 올라가게 된다. 이처럼 신사적일 것 같은 미국 대학들도 온갖 머리를 다 짜내서 학교 랭킹/순위를 올리기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12학년으로 대학에 지원을 하면서 어떤 대학을 선택할 것인가는 일생일대의 중대한 문제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기 때문이다. 미국대학들과 유에스뉴스의 장사속 마케팅에 속지 말고 냉정함을 갖고 대학을 골라야 한다. 명성이 높은 대학이 좋은 대학은 아니다. 내가 모르는 대학이라고 좋지 않은 대학이 아니다. 다양한 정보를 갖고 대학을 선택하고 합격 전략을 구사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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