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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 Jan 06. 2022

Fuxx that. I don't care.

일런 머스크와 마스터 요다, 그리고 성공


Lex Fridman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저명한 인물입니다. 인공지능뿐 아니라 테크놀로지와 관련해서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도 상당히 유명하죠.


이번 그의 팟캐스트 게스트는 일런 머스크입니다. 2시간 30분에 걸쳐 일런 머스크가 진행하고 있는 거의 모든 사업 영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의 사업이나 거창한 비전을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심도 깊고 디테일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그냥 대충대충 흘려듣고 있었는데 제 관심을 사로잡은 한 마디가 있어 한번 공유하고자 합니다.




현재 계속 테스트 중인 스타십(화성으로 인력과 물자를 나를 예정인 우주선)의 성공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난해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진행자가 질문을 하나 합니다. 로켓 분야에서 당신이 존경했던 많은 사람들, 너무도 똑똑한 사람들 조차 실패했던 과업에 당신은 지금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비전이 실패할 것이라 회의하고 있다. 이 도전을 성공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텐데 끝까지 계속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힘(strenth)이 무엇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가.


한참을 생각하던 머스크는 별다른 것은 없다. 우린 그저 계속 노력할 뿐이고 그게 아니면 노력하다 죽는 것이다라고 대답합니다. 포기 같은 건 없는 것이냐고 되묻자 곧 저의 관심을 끈 그 대답이 이어집니다.


"(Quitting) It's not in my nature. And I don't care about optimism or pessimism. Fuxx that, we're gonna get it done.

포기하는 건 내 성격이 아니다. 긍정적인 자세나 부정적인 자세 같은 것엔 관심 없다. 그런 것 따윈 집어치워라, 우린 그저 성공할 것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해선 저런 결연한 마음가짐이 필요한가 봅니다. 도전이라는 함수에서 y값을 아예 성공으로 고정시켜 놓은 채 x값을 조절하는 것. 사람을 갈아넣기로 악명 높은 일런 머스크임에게 전 세계에서 내놓라 하는 천재들이 합류하는 이유는 일런 머스크가 꾸는 비전, "인류적 진보"에 매료되고 그것을 실행하는 역사적 과업에 동참하고 싶은 욕망이겠죠. 그런 불가능해보이고 원대한 과업을 수행하는데 '워라밸'을 찾는 것부터가 넌센스이겠죠. 생각해보면 역사적인 프로젝트부터 아주 작은 회사의 사소한 업무까지, 많은 일들이 실패하고 정체되고 관성대로 움직이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일에 참여한 이들이 실제로 성공에 관심이 없거나 의지가 없거나 성공 자체를 회의하거나 의문을 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변화와 성공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도전이 실패하는 이유는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건 우리 부서 소관이 아니라 안 하고, 이건 해봤자 욕먹기 딱 좋은 일이라 미뤄두고, 잘 못 되면 목 날아가기 십상이라 안 되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피곤해서 안 되고, 예산이 부족해서 불가능하고, 마감 시한이 턱없이 부족해서 못하고, 인력이 부족해서 안 되고, 기술이 부족해서 안 되고, 야근시키면 욕먹으니까 눈치 보여서 안 되는 등 하지 못할 이유는 언제나 차고 넘칩니다. 


관성적으로 반복해서 돌고 있는 궤도에서 이탈해 새로운 궤도로, 새로운 태양계로, 새로운 은하로 행성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힘이 요구됩니다. 내부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저항과 반발, 99가지 하면 안 되는 이유들에 맞설 단 한 가지 성공의 이유는 리더의 원대한 비전과 강철 같은 의지일 것입니다. 우린 이순신 장군을 구국의 성웅으로 칭송하며 최고의 리더로 뽑지만, 만약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시 이순신 휘하에 있던 병사들이었다면 매일 뒤에서 험담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시 상황도 아니고 전혀 전쟁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이순신 장군은 매일 마치 전시처럼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물자를 비축했기 때문입니다. 찬란한 성공 뒤에는 많은 반발과 뜻하지 않은 부수적 피해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조개를 잡기 위해 진흙을 묻히지 않을 수 없고 챔피언이 되기 위해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없죠. 거대한 비전과 칭송받는 성공은 아름다운 얼굴만을 가질 수 없는 법입니다.



어쨌든 팟캐스트에서 한 일런 머스크의 저 대답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스타워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를 가르치던 마스터 요다의 대사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포스의 힘으로 진흙에 빠진 비행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 없는 루크는 한 번 해보겠다고 말합니다. 그에 대한 요다의 대답.


"한 번 해보겠다는 건 없다. 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다."



ps.

위에서 언급한 팟캐스트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영상을 보시면 됩니다.


https://youtu.be/DxREm3s1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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