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Z의 취향을 담은 중문브랜드는 어떤 것인가
코로나19 팬데믹은 중국 브랜드 시장의 전환점이 되었다.
'브랜드 얼굴이 더 중요해졌다'
내가 시장에서 첫 번째 느낀 인상이었다. 25년 지금 중국 시장을 현장에서 보니 확연히 차이가 더 난다. 이곳에서 생활은 코로나가 끝난 2022년을 기준으로 전과 후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과 시장, 소비자의 구매행동 등에서 변화를 체감으로 느낀다. 오늘은 기업 관점에서 마케팅 변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랜딩 관점에서의 변화를 보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쇼핑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영문이든, 중문이든 제품의 얼굴이 더 중요해졌다.
기업은 '상품기획' - '유통' - '채널' - '마케팅' - 'AS'의 일련의 구매 여정에서 소비자가 경험하는 접점 중 어느 것이든 매력적인 'WOW(와우포인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지금의 중국시장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WOW 포인트의 첫 번째는 '가성비'다. 말도 안 되는 낮은 가격에 그래도 감당할 수 있는 퀄리티를 보여준다. 물론 그렇지 않은 제품들도 많다. 하지만 가격과 수용가능한 품질을 만나면 사용할 때마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예전에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샤오미 같은 제품들이 이제는 한 개가 아니라 수십 개, 수백 개, 수천 개가 되고 있다.
두 번째는 '브랜드명'과 '디자인'이다. 첫 번째 '가성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술력과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제조환경, 설비 등의 장벽이 존재한다.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제조뿐 아니라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어 진입하는 시도가 나타난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브랜드명과 디자인에 쏟고 있다. 단적인 예로 중국 내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공장에서 제품을 대량적으로 가져와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예전에 택갈이(?)라 불렸던 겉모습만 바꿔서 브랜딩으로 성공하는 사례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렇다 보니 기존의 제품들은 그저 가만히 당하는 꼴이다. 상하이를 예로 들어보면, 2022년 이전의 상하이는 SNS가 붐을 일으키는 대로 움직이는 소셜이 만드는 소비 시장이었다. 음식,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플루언서’ 스타일의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상하이의 ‘베어 클로 커피’, ‘하비트 버거’, ‘메이지 밀크티’와 같은 브랜드들이 일시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장에서의 긴 대기 행렬과 SNS에서의 인증 사진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명한 왕홍을 잡는 것이 가장 큰 마케팅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러한 인플루언서가 마케팅으로 만든 브랜드와 매장들이 시장에서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밀크티 산업을 예로 들면, ‘헤이티’, ‘나이슈의 차’와 같은 고급 밀크티 브랜드들이 2018년부터 폭발적으로 매장을 확장해 나갔다. 2022년이 되면서 시장 내 유사 브랜드들의 폭발적 증가와 소비 구매력 하락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헤이티 브랜드 내의 음료들은 20원(4천 원)에서 30원대(6천 원)까지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제품들이 10원대 (2천 원)의 가성비 제품에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七分甜(치펀티앤), 蜜雪冰城(미슈에삥청), 沪上阿姨(후샹아이) 등 경쟁자들의 브랜드명도 친근하고 명확하다. 예를 들면 7分甜(치펀티앤), 즉 '7분의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망고와 코코넛이 믹스된 시원한 음료 등을 즐기는 7분간의 즐거움을 느끼라는 뜻이다. 蜜雪冰城은 '달콤한 얼음 왕국'이라는 뜻이다. 이름만 들어도 예상가능한 카테고리와 가치들이 보인다. 이런 게 가성비 제품과 가치를 보여주는 브랜드로 중무장한 신입 경쟁자 앞에서 기존의 로컬 브랜드들도 당해낼 방법이 없다.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중국소비자를 목표로 하는 기업들에게 달성해야 할 과제다. 시장상황이 어렵고, 마케팅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상황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브랜드 네임과 디자인이다. 과거보다 브랜드 네임이 더 중요해진 지금이다. 수많은 마케팅, 광고, 프로모션 등의 정보 속에서 소비자를 주목하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반드시 담아야 한다. 얼마 전 로컬 화장품기업에서 일하는 마케터와 담소를 나눈 적이 있다. 팬데믹과 소비 욕구가 줄어들고, 부동산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유통점 모델이 중국시장에서 약화되었지만 브랜딩 관점에서 매우 좋았던 사례로 한국화장품으로 '이니스프리'를 언급하고 있다.
브랜드 측면에서 이니스프리의 중국어 브랜드명 ‘悦诗风吟’이다. 당시 나와 팀들이 이 브랜드 개발을 접근할 때 일반적인 외국 브랜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고자 했다. 브랜드 컨셉을 담는 의미를 중심으로 접근했으며 전체적으로 자연주의 가치를 담기 위해 편안함, 즐겁음, 아름다운의 가치를 최대한 표현하고자 했다. ‘悦诗’는 아름다운 시로, ‘风吟’은 바람의 노래로 직역할 수 있다. 중국 MZ소비자들의 원츠를 이름으로 표현한 것이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지금은 다수의 로컬 브랜드에 의해 주춤하지만 중국화장품 시장을 리딩한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였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기존의 브랜드들이 쇠퇴하는 모습은 안타깝다. 불과 몇 년 만에 중국의 소비층은 90년대생에서 00년대생으로 이동했다. 00년대는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며, 몇 가지 특이할만한 소비 습관을 갖고 있다.
1. 경험 최우선: ‘쇼핑’에서 ‘라이프스타일’
2. 소셜 드라이브: ‘소비’에서 ‘소셜 통화’
3. 가치 공감: ‘브랜드’에서 ‘문화적 공감’
4. 기술 융합: ‘오프라인’에서 ‘옴니채널으로의 통합’
이러한 소비변화를 보면 소비가 단순히 경제적 거래를 넘어서 사회적 관계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 네이밍 또한 단순히 영문 제품의 발음이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험, 문화적 공감대의 코드를 이해하고 반영하는 관점과 접근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