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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똥망고아빠 Dec 10. 2019

가족은 함께 살아야 가족인데

인도에서 21개월 동고동락한 가족을 배웅하며

 2018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21개월의 시간을 인도에서 보낸 가족을 배웅했다.
 일하러 오기도 꺼리는 이 곳에서(물론 만족하고 사는 분들도 많지만)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받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한편으론 인도에서 느낀 수많은 감정과 경험이 가족의 유대관계를 끈끈하게 해주지 않았나 생각된다.


 인도에서의 가족은 특히 5살 아들은 유독 자주 아팠다. 기관지가 사뭇 약한 것도 있었지만 인도의 덥고 습한 기후와 실내 에어컨 환경의 차이를 3세 아이가 이겨내기에 인도는 참으로 버거웠다. 언노운 바이러스도 참 많았고, 안전하지 않은 위생관리의 공포가 늘 도사리고 있었다. 회사에서 지원이 되었지만 병원을 거의 백번 가까이 드나들며 소아과 인턴과 친해진 건 참으로 웃프지 아니한가.

 고통은 나누면 줄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라는 말은 반만 맞다. 가족을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필자가 댕기 열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두 번째이지만 그 모습을 보이는 나도 괴로웠고, 그 모습을 보는 아내도 매우 안타까워했다. 수영에 한참 취미를 붙이던 아들이 복귀 반년 전부터 수영을 하지 못했다. 기침이 잦아 네뷸라이저를 달고 살다 한국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더니 천식이랜다.


 하지만 얻은 것도 많다. 아내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으며, 해외 주재원 생활의 에센셜을 알게 되었다. 아들은 영어가 어느 정도 틔였으며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법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필자는 가족 외에는 집중할 일이 없어 가족과의 저녁 있는 삶을 알게 되었고, 둘째를 가지게 되었다.


 아직도 인도에서의 생활은 ING이다. 가족이 한켠을 차지하던 그 공백을 당분간 오롯이 감내하며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우칠 시간이다.


벌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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