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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현 Josh Kim Jun 04. 2024

에필로그:'택시에서 인생수업을 듣다' 시리즈를 마치며

이 시리즈를 1년 만에 마무리하며 전하고 싶던 말들

밖에 날씨를 보니, 문득 작년 이맘때가 기억납니다. 처음 이 시리즈를 시작했던 글을 발행했을 때 딱 요즘 같은 날씨였습니다. 시리즈 첫 글인 프롤로그 글의 발행일을 찾아보니 벌써 딱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더군요.


처음 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는 최대한 빨리 작성하여 단기간에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벌써 1년이라니… 역시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럼에도 마무리를 해보니 여기서 오는 성취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아마 이 기분과 성취감으로 앞으로도 더 좋은 글을 작성하고 또 새로운 것들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필로그를 써 내려가며, 제 자신에게 잘했다고 토닥토닥해 봅니다.


택시기사하면 어떤 키워드와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담배냄새, 불필요한 대화, 불쾌한 언행 등 부정적 키워드와 함께  부정적 이미지가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까지 택시를 탑승하며 만난 택시기사님들은 부정적 키워드와 정 반대인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오히려 젊은 사람을 존중해 주시는 언어와 귀찮게 자꾸 너무 개인적이거나 어려운 질문하는 젊은 청년에게 겸손하고 스스럼없이 본인들의 생각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셨습니다. 그 안에 진심을 담은 이야기가 있기에 듣는 저 또한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그저 나눴던 사적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쓸 생각으로 택시기사님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저 또한 대한민국의 20대 한 젊은 사람으로, 잘 살아가고 싶었고 어릴 적부터 품은 거대한 꿈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꼭 실현시켜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저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든 채워가고자 하는 개인적 욕망도 있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실수나 아쉬운 일은 지혜롭게 비켜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으로,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 직접 강연이나 인생 선배를 찾아가기도 하면서 조언과 그들의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현실을 살아가면서 듣고 보고 경험하는 것으로 인해 때론 두렵기도 때론 후회되기도 때론 위로받고 싶기도 때론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늘 한편에 자리 잡고 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탔던 택시 속에서 아예 일면식도 없고 또다시 만나기도 어려울 완전 제3자이신 기사님들에게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질문을 던져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택시기사님과의 대화가 예상보다 훨씬 주옥같은 이야기가 가득했고 그 이야기가 휘발되는 것이 너무 아까워 집에 가서 혼자 메모장에 기억나는 이야기들을 끄적끄적 적곤 했습니다. 남을 후원하기 위해, 망한 사업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도전을 하고자 재정비하기 위해, 은퇴 후 이제 돈을 못 버는 가장이 가족의 주목에서 벗어나 그나마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도 하고 싶기 위해 등등, 이야기를 나눈 택시 기사님들도 너무 각양각색의 이유와 경험을 가지고 계셔서 매번 놀라기 일쑤였고 나중에는 택시를 탑승하여 이야기를 나누려고 할 때마다 기대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메모장이 점점 불어나는 와중에 어느 날 메모를 정리하면서 다시 읽어보니, 나 혼자만 아는 것보다 함께 나누고 공유할 때 빛이 난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글로 발행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또한 이 글을 통해서 세대갈등으로 인한 벽을 서로에 대한 이해로 허물고 싶었습니다. 택시기사님들에게는 젊은 사람도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정말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며, 어른과 함께 대화 나누는 것도 좋아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어른들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화하기 어렵거나 너무 꼰대력(?) 짙으신 분들만 계시지 않다는 것을, 그들의 경험을 존중하고 젊은 세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마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결국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갈 때 더 나은 세상과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사랑이 있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처럼 갈등과 증오, 시기와 질투 등 해결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 먼저 그런 삶을 살고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대하고자 다짐해 봅니다. 결국 답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아마 모든 글들이 매번 도움이 되거나 흥미롭진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각자 본인이 처한 상황, 문제, 고민에 따라서 그에 맞는 글들을 찾아 읽거나 위로를 받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그것이 언젠가는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이 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돌아보면 이 시리즈를 작성하며 가장 많은 위로와 격려 그리고 힘을 얻은 사람은 바로 저였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 늘 그렇듯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쉽게 까먹곤 하는데, 저 또한 글로 작성하면서 제 머릿속에 더 각인되고 그때 만나던 기사님들의 모습도 생각이 나고 그렇기에 기억에 오래 남는 교훈들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글에는 담지 못한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기사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기사님들이 저에 대해 느낀 생각들과 느낌들 그리고 여러 응원과 격려의 말씀이 많이 있었는데, 그것은 제 개인에 집중되어 있는 이야기라서 그 부분은 편집을 했습니다만 정말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셔서 참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먼저 저와 택시 안에서 대화를 나누며 서슴없이 본인들의 경험과 인생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해 주신 택시기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글을 올릴 때마다 꾸준히 읽어주시며 빼놓지 않고 반응을 남겨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실례가 될까 하여 직접 브런치 닉네임을 언급하지 않겠지만 제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제가 글을 쓸 때마다 응원해 주시고 피드백 주시며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 글들이 닿을 수 있도록 공유해 주신 제 지인 분들 게도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Last but not least, 제가 사실 글솜씨가 좋은 것도 아니고 글을 쓰는 것에 자신이 별로 없는데 옆에서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고 귀찮아할 때 동기부여와 심리적 압박을 통해 계속 작성하도록 돕고 글이 발행되면 오타는 없는지 글의 오류는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해 준 친구 J에게도 마지막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요즘 제가 개인적인 변화로 인해 한동안 택시를 타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또다시 택시를 많이 타게 된다면 이 시리즈의 후속버전도 고려하며, 좋은 이야기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곧 브런치북으로 다시 발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고 주위에 많은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이곳에 쓰일 글들도 꾸준한 관심과 공유 부탁드리면서 이만 이번 시리즈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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