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현 Josh Kim Jun 02. 2024

EP20:한순간 무너진 사업이 기사님에게 남겨준 것들

개성공단과 함께 열심히 노력한 모든 게 무너진 기사님의 이야기(2)

저번 편에 이어서…


사업이 한순간 무너졌지만 후회하지 않는 이유

나 : 개성공단으로 인해 사업이 한순간 날라갔다라… 정말 사업이 무너지는 데 있어서 참 별 일들이 많이 일어나네요.. 혹시 후회되진 않으셨어요?


선생님 : 그렇죠.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고 우리가 예상한 범위 그 이상의 일들이 벌어지는 게 이 세상인 것 같아요. 후회하냐고요? 전혀요. 결국 사업하는 사람들은,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은, 진취적인 사람들은 후회 또는 실망 이 둘 중에 고르라고 하면 실망을 고를 거예요, 후회하는 걸 싫어해서… 저도 성향이 그런지라 후회는 없습니다.


비록 저는 사업이 망했지만 지금까지 사업하며 만난 은인들, 나의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해준 분들, 나를 응원하는 분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씩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연락하며 지내는 분들, 함께 울고 웃으며 일했던 나의 직원들 등 모두 만날 수 없었을 겁니다. 또 일개 직원이 사장이 되어 사업을 하며 현재의 나를 있게 만든 수많은 사건 사고, 고뇌의 시간, 고통의 시간, 온갖 시행착오의 시간들 모두 제가 이 길을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을 겁니다.


망한 거 맞아요. 그렇지만 이 경험은 그 어떤 사람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험이기에 오히려 특별하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색다른 인생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기에… 어제의 쓴맛이 내일의 단맛이 될 수 있는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비록 지금은 비싼 훈련과 교육의 비용을 갚아내기 위해서 택시를 운전하지만 전 또 도전할꺼니까요.


아까 제가 손님이 회사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까 어린 나이에 좋은 경험 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물론 정말 잘되실 거라 생각하고 잘 되시길 응원합니다. 그러나 혹여 잘 안된다 하더라도 너무 낙심 마세요. 실패와 좌절, 그 모든 것들을 일찍 경험할수록 더 대성하실 겁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세요, 다들 그런 공통점들이 있지 않나요?


나 : 제 마음에 꼭 새길 말씀들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업하면서 어떤 부분들이 교훈으로 남으셨나요?


선생님 : 사업이라는 것이 결국 다 각자 다른 산업과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하기에 어떤 정답이 있거나 정해져 있는 공식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사업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사람인 것 같아요, 사람이 사업을 살리고 성공 가도에 올리기도 하고 오히려 아예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오너면, 리더면 사람을 잘 파악하고 사람을 잘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어느 정도의 직관이 중요하고 또 하나는 통찰력이 중요해요.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해서 어떻게 포텐셜을 내게 할지, 혹시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인지 등 사람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직관은 물론 타고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스스로 훈련하고 동시에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길러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를 성장시키고 지키기 위해 지켜온 습관들

나 : 대화 중에 선생님이 사업하실 때부터 지금까지 습관처럼 하고 계신 것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선생님 : 저는 사업을 하며, 책을 포함하여 뭐든 그냥 꾸준히 읽는 습관을 만드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운전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주로 듣는 거밖에 못하니까 운전할 때는 뉴스를 주로 틀어놓고 있죠. 물론 회사 규칙상 손님이 탑승 안 하고 있을 시간에만 혼자 듣습니다. 예전부터 읽는 습관을 만드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스스로 정보를 찾고 학습하고 탐구하고 공부하고 내재화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상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누군가가 정리해 준 정보, 누군가가 알려주는 편향적 이야기, 누군가가 배운 것들. 물론 도움이 되지만 그게 제 것이 되진 못해요.


그래서 사업을 할 때도 지금도 시간만 주어진다면 틈틈이 책을 봅니다. 예전에 봤던 명언 중에 책 속에 진리가 있다는 말이 있었어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인간은 시간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살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날 수 없고 직접 대단한 사람들의 정보와 경험을 다 들을 수 없는데, 책은 그걸 가능하게 해 줘요. 그렇기에 꼭 책을 많이 읽어야 해요.


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는 더 중요한 것은 한 권을 읽더라도 거기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니면서 읽는 것들을 다 모으면 책 한 600권 정도 읽는 분량이라고 해요. 그렇게 읽었으면 다들 공자의 레벨이 되어야 하는데 실상 그렇지 않잖아요? 결국 공자가 그렇게 된 건 글을 깊게 사색하고 자신에게 내재화시키고 거기서 실제 본인만의 깨달음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러한 철학과 생각들이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잘 알기 위해서는 뉴스도 잘 보고 들어야 하지만 아까 이야기하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직관과 통찰력을 위해서는 이런 정보를 내재화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정보가 쌓여야 통찰력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혹시 운동하세요?  저는 꼭 운동을 추천드릴게요, 너무 고강도 말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 위주로 말이죠. 저는 러닝과 수영을 지금까지도 꾸준히 합니다. 수영은 스킨 스쿠버 자격증도 있고 인명구조요원 자격도 취득했죠. 러닝을 하게 되면 잡생각이 사라져요. 온전히 내 호흡에 집중하게 되고 러닝 하는 와중에 몸은 힘든데 내가 목표한 것은 있으니까 계속 나 자신을 밀어붙이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연습하는 좋은 훈련인 것 같아요. 또 러닝이 끝나고 나면, 목표를 달성하면 몸도 가벼워지고 해냈다는 성취감도 있어서 좋죠.


오너는, 리더는 건강관리가 정말 핵심이에요 몸이 안 좋으면 좋은 결정을 할 수 없고 좋은 아이디어도 없어지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져요. 그리고 운동은 머릿속에 휴식을 주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누워서 쉬면 계속 머릿속에 일 생각 내일 해야 하는 일 처리해야 하는 일 등등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잠도 제대로 안 와요. 꼭 운동하세요.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방법은 바로 나 자신

나 : 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저도 운동이 제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경험을 많이 해서 왜 강력하게 추천하시는지 정말 공감이 많이 됩니다. 정말 아쉽게도 목적지 거의 다 와 가는 것 같은데, 혹시 마지막으로 인생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선생님 : 문득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절대 그저 살아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그저 순응하며 살아가지 마세요. 내가 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상황도 변화하고 막힌 길도 열리고 다른 사람과 달리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나갈 수 있는 거예요. 우연히 우연이 겹칠 수 있지만 그것을 필연으로 만드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연을 바라며 살지 마시고 필연을 만들 거 가시길 바라요.


또 제가 손님과 대화를 하며 느낀 것은 손님은 흡수력이 좋은 것 같아요. 흡수력이 좋은 사람은 꼭 잘되게 되어있어요. 왜냐면 경험이 쌓이고 연차가 쌓일수록 나의 성공방식과 나의 패턴에 갇혀 그 속에서 계속 무한 반복하면서 반대로 변화와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시도하지 못하는 리더들이 정말 많거든요. 하지만 흡수력이 좋으면 다른 사람의 말에 경청하고 그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새로운 혁신을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그런 흡수력을 계속해서 손님의 장점으로 만들어 가시고 활용하시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제 목적지 다 왔는데요, 손님 또래 분들이 열심히 놀고 재밌는 삶을 추구할 때 손님은 스스로 어렵고 불확실한 상황에 뛰어들어가신 그 용기와 물길을 거슬러 본인의 길을 개척해가려고 하시는 그 모습에 위로와 응원을 해드리고 싶어요. 비록 힘드시겠지만 분명 좋은 일들이 가득하실 겁니다. 저도 또 도전할 것이고 손님을 보면서 더 열심히 살아보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서로 힘내보자고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전 20화 EP19:노력으로 일군 사업이 한순간 무너져 내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