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아직은 낯설던 그 계절
익숙지 않은 봄의 밤거리에 살던
나의 이야기들은
어느덧 나이를 먹었다
너의 이야기들도
어느덧 기억하기 힘들어졌다
지켜지지 못한 약속들 사이로
추억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움켜쥐려 할수록
허공에 손가락만 쥐어질 뿐
언제나 모든 것이
언제나 모든 곳에
우리 함께라는 이야기들도 차창 밖의
입김처럼 흐려져간다
나는 아직 이 모든 기억들 위로
그 계절과 빗 내음에 갇힌 나를 위로한다
사라져 가는 이름이여
말해 보아라
너는 진정 그 계절에
그 모든 것들 보다 나를 사랑하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