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의 바깥

by 글그림

꽃은 계절에 따라 핀다

아침이 오기를 조바심 내는 태양도 없다

바람은 머무는 법을 모르고

강물은 가야 할 길을 묻지 않는다


자꾸만 서두르고

더 단단히 쥐려 하면 할수록


바람은 길을 잃고

강물은 제 흐름을 빼앗긴다

불안은 뿌리를 깊이 내리고

갈망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우린 애타게 기다리지만

세상은 때로 침묵으로 답한다


세상은 말없이 가르친다

손을 펴 보라고 말할 뿐이다

놓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고

흘러가야 돌아오는 것들이 있다고


그제야 깨닫는다

그토록 찾아 헤맨 평온이

애초에 우리의 바깥에서

한 번도 떠난 적 없다는 것을


2025.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