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낸 손톱

by 글그림



퇴적하여 쌓인 손톱은

미세한 아픔의 기록


잘라낼 때마다

날카로워지는 슬픔의 파편들


고통의 무게에 짓눌려

머물렀던 그 시절의 나는

무뎌진 가슴의 낯선 그림자


버려진 손톱은

계절의 모퉁이에 숨어

실바람에도 흔들리는 먼지처럼

희미하게 남아 있을까


애써 지우려 했던

쓰라린 기억 속에서

그때의 나는

여전히 그 시간 안에

갇혀 있을까


아팠던 날들의 통증 또한

나를 이루고 지내온 파편


다시 붙일 수 없는 손톱

새로 돋아나는 봄의 순환


떨어진 꽃자리에 물드는

열매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