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솔빛풀 이야기 (6) - 어린 아이와 같이
첫째 샘이 열살이 되고, 둘째 솔이가 여섯살 되던 어느날의 이야기입니다. 형아와 친구들이 놀러 간다는 동네 뒷산에 어린 솔이도 따라나섭니다. 불곡산을 다녀오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종종 내려오는 곳이지요.
마침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던 아저씨가 아이들을 보며 농담을 합니다.
“어이쿠, 이넘들. 어서 내려가라~ 저기 호랑이 내려온다~”
형아들은 아저씨 농담을 듣는둥 마는둥 받아넘기며 갈길을 갑니다. 하지만 뒤따르던 네살 어린 솔이는 다르지요. 농담으로 받기에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미 떠나버린 아저씨의 내던진 말에 사색이 되어버린 여섯살 솔이. 급기야 뒤에서 조그마한 소리로 형을 부릅니다.
“허~헝아, 나 집에 가면 안돼?”
형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황급히 말만 남기고 슬슬 뒤로 빠집니다. 뒤로 빠진 솔이는 한번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내달립니다. 아니, 호랑이가 내려온다는데 어떻게 천천히 걸을 수 있었겠습니까.
마침내 집에 돌아온 솔이는 혼자만 살아돌아온 것이 미안했던지 다급히 베란다로 가서 저멀리 보이지도 않는 헝아를 향해 외칩니다.
“허엉, 호랑이가 있대~ 빨리와~”
수년이 지난 후 그날을 기억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땀을 흘리며 긴박함 속에 열심히 내달리고 있는 꼬꼬마 솔이의 모습이 그려져서 절로 웃음이 납니다.
- 2013.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