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버스데이》, 백희나
몸도 마음도 한없이 가라앉을 때가 있다.
어떤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약속을 미루고, 집 안에 혼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평소와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나의 마음속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느끼는 시기 말이다.
백희나의 《해피버쓰데이》는 그런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그림책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얼룩말 소녀 제브리나다.
요즘 마음이 무거워 집에만 머물던 제브리나는,
막내 이모에게 “하루에 한 벌씩 새로운 옷이 걸리는 옷장”을 선물 받는다.
삶의 의욕이 없던 그녀는 옷장 문을 열 때마다 그녀는 전혀 다른 옷, 전혀 다른 하루를 맞이하며 조금씩 변화해 간다.
새 옷을 입는다는 건, 거창한 변신이라기보다 스스로가 선택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브리나는 새 옷을 입으면서 조금씩 집을 정리하고, 산책을 나가고, 이웃을 초대한다.
걸음마를 시작하듯 한 걸음씩 조심스러운 회복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에게도 일상을 해나갈 에너지도, 내일에 대한 기대도 갖기 어려운 시간이 있었다.
그 시기에 나를 다시 일으켜 준 것은 아침에 눈을 떠 읊어보는 문장들이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나의 가족을 사랑한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책임감 있게 해낸다.
....."
그 문장들을 입으로 얘기하다 보면
오늘 하루를 내가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용기가 조금은 생겨났다.
처음엔 형식적이었지만,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용기와 자신감이 자라났다.
제브리나의 마법 옷장처럼, 이 작은 습관이 문장들이 내 마음의 문을 열어준 셈이다.
“당신의 삶에서 제브리나의 마법의 옷장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천천히 떠올려 보세요.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오게 했던, 아주 사소한 변화 하나가 있었나요?
그때의 당신은 무엇을 시작했나요? 혹은 무엇을 멈추었나요?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의 하루를 어떻게 조금씩 다르게 물들이기 시작했는지,
짧은 글로 적어보세요.
유튜브 게으른 그림책 살롱
+ https://youtu.be/PZ0HN_D72wQ?si=EoUf_X4ITjK8bl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