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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조 Sep 16. 2021

세계 2위 럭셔리그룹에서 인턴 하기 1

첫 번째 만남 김나영

나영언니를 알게 된 지 꽤 됐지만 친해지게 된 건 2020년 1차 락다운이 끝나고부터다. 당시 언니는 펜더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타쥬(인턴)를 구하고 있었다. 다음 날 라파예트 백화점(Galeries Lafayette) 면접이 있다고 말한 언니는 불과 몇 분 뒤에 라파예트로부터 사람을 구했으니 면접에 나올 필요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면접을 위해 언니가 할애했던 시간과 노력이 펼쳐보지도 못하고 엎어지고 만 것이다. 어떻게 언니를 위로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들면서도 나에게도 곧 닥칠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아찔해졌다. 프랑스에서는 졸업을 위해 인턴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언니가 끌로에, 몽블랑 등을 소유한 세계 2위 럭셔리 그룹 리치몬드에서 인턴을 시작했을 때 과연 어떤 여정 끝에 인턴을 구할 수 있었을지가 궁금해졌다. 그녀의 프랑스 학교 생활부터 인턴 하기까지의 과정을 물어봤다. 




최근에 학교에서 여행을 다녀왔다 들었는데 어땠어요?


보통의 경우 해외로 가는데 이번에는 시국 때문에 그러지 못했어요. 작년 1월에는 서울로 갔었는데 올해는 아쉽게도 프랑스 내로 당일치기로 다녀왔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 그런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학창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부럽습니다. 해외로 가는 경우 보통 얼마나 머무나요?


일주일 정도 가는 것 같아요. 저는 못 가봐가지고(웃음) 자세히는 몰라요.


경비는 개인이 해결하는 건가요? 


알테넝스(Alternace)과정을 밟는 학생들에게 기업이 후원해 주는 돈이 있거든요. 그 돈으로 학교에서 알아서 경비를 조달해주기 때문에 개인 경비는 정말 개인이 쓸 만큼만 가져가면 돼요. 올해는 에르메스 아뜰리에와 모에떼 샹돔 샴페인 지역에 다녀왔어요. 에르메스 가방이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만들어지는 살펴보고 샹돔에서는 샴페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많이 마셨어요(웃음).


원하는 사람은 다 갈 수 있는 건가요? 저희 학교 석사 과정에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는데 성적순으로 몇몇만 뽑는다고 들었거든요.


저희는 그렇지는 않아요. 과 인원이 25명인데 모두 다 같이 가요. 


너무 좋네요(웃음). 알테넝스 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lternace는 교대라는 뜻의 프랑스어예요. 말 그대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프랑스의 교육 과정입니다. 학교와 과마다 다른데 저의 경우 5일 중 이틀은 학교에 나가고 삼일은 회사에 나가고 있어요. 3주 중 2주는 학교에 가고 일주일을 풀타임으로 일하는 경우도 있고 이건 학교마다 달라요. 전공 지식을 쌓으면서 실무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아무래도 가장 큰 장점이죠. 또 월급도 받고 프랑스에서 노동자가 받는 혜택도 모두 받을 수 있어요.


장점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학비도 회사에서 내준다고 들었어요. 또 일을 하는 학생에겐 CAF(주택 보조금)가  100유로 정도 더 나오잖아요. 거기에다 알테넝스를 하는 학생들에게 따로 100유로를 지원해주는 단체가 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공부도 하면서 일을 하며 경력도 쌓을 수 있고 또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죠.


그럼 알테넝스 과정이 있는 학교를 찾다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 가게 된 건가요?


명품 쪽은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실무 경험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다른 전공에 비해 알테넝스 과정이 있는 학교가 많아요. 그중에서도 도핀 대학교가 유명해서 지원을 하게 됐죠. 


교우 관계는 어떠세요? 


제가 석사 2학년 때 지금 학교로 편입을 했는데 그땐 이미 서로 다 친한 사이였어요. 다행히 두 명과 금방 친해져서 금세 적응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프랑스에서 럭셔리 마케팅을 전공할 생각을 했나요?


프랑스 명품 브랜드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막연히 있었어요.  프랑스 명품 산업의 다채로움, 특이점에 끌렸었죠. 경희대학교 재학 당시 프랑스 릴로 교환학생을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명품 마케팅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다른 마케팅과는 다른 명품 마케팅만의 차이점이 좋았고 프랑스 생활도 잘 맞아 망설임 없이 프랑스로 명품 마케팅 유학을 가야겠다 확신했죠.




편입 전 사립학교에서 석사 1학년 과정을 마치셨잖아요. 지금 학교는 공립학교인데 둘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일단은 학비가 많이 차이나요(웃음).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다녔던 사립학교는 마치 학원 같은 느낌이었어요. 지금 다니는 학교는 그보다 더 체계적이죠. 학과장 교수님이 있고 따로 튜터라고 해서 알테넝스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분도 따로 있어요. 


사립학교에서는 담당 교수가 없었나요? 


제가 다녔던 학교의 경우에는 없었어요. 


학사과정과 석사과정의 차이가 있겠지만, 학국 대학과 프랑스 대학을 둘 다 다녀본 입장으로서 둘을 비교하면 어떻나요?


프랑스 대학은 확실히 발표가 많아요. 그냥 시험지를 받아서 시험을 친 건 딱 한번 금융 수업 때밖에 없었어요. 


저는 학사 과정이긴 저도 딱 한 번 시험을 쳤었어요. 150명이 듣는 대형 수업이었거든요. 확실히 발표나 과제 또 시험이라도 논술형으로 학점을 많이 메기는 것 같아요.


발표할 때 한국과 프랑스가 다른 점은, 한국은 역할을 나눠서 누구는 PPT 작성, 누구는 발표 이렇게 나누는데 프랑스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준비도 다 같이 하고 발표도 다 같이 해요.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영화 실습수업을 하는데 한국 같았으면 역할을 나눴을 것 같은데, 카메라에 익숙한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가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담당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다른 이야기인데 프랑스에서 취업할 때는 학점이 한국처럼 많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럼 무엇이 중요하나요?


물론 성적이 Très bien(매우 좋음)이 나오면 CV에 쓰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에서 처럼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대신 인턴 경험과 같은 경력이 훨씬 중요해요. 



다음 편에 계속




인터뷰어 조소희 

파리 8 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후 단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이 김나영 @na.young.kim__

경희대학교 졸업 후 프랑스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Université Paris Dauphine에서 럭셔리 마케팅을 공부하고 리치몬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 부쉐론 제품 매니저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다.




배경 사진 <Ses souvenirs>, Peichen 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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