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만남 김나영
확실히 인턴이 졸업 요건에 들어가기도 하는 걸 봐선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럭셔리 마케팅에서는 주로 무슨 공부를 하나요?.
명품 하면 보통 패션을 주로 떠오르는데 다양한 분야에 명품이 있어요. 예를 들면 자동차나 호텔도 명품 브랜드가 존재하죠. 명품 브랜드의 마케팅은 일반 마케팅과 차이점이 있어요. 단순히 많이 파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데 더 초점을 둬요.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중요해요. 이와 관련된 수업으로는 비주얼 멀쳔 다이징, 명품 시장 경제, 리테일 등이 있고 엑셀, 국제 마케팅, 스타트업 챌린지 같은 일반적인 마케팅 수업도 있어요.
졸업 후 진로는 보통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은 LVMH, Richemont 같은 명품 회사에 취직을 해요. 본인 브랜드를 차리는 경우도 있고요.
알테넝스를 위한 인턴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했던 걸로 기억해요.
할 말이 많은 질문이에요(웃음). 경험이 없단 이유로 서류에서 많이 고배를 마셨죠. 가까스로 면접이 잡혀도 사람을 구했다는 이유로 면접 하루 이틀 전에 취소되기도 부지기수였고요. 외국인이라 불리했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았어요. 학교도 현지인들과 경쟁해서 들어온 거니 인턴을 구할 때도 프랑스 학생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길 바랐죠. 하지만 동기들이 하나둘씩 인턴을 구하고 결국 나만 남았을 때는 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학사 졸업하려면 인턴을 하는 것이 필수라 구해봤거든요. 그런데 정말 연락이 안 오더라고요. 결국 어떻게든 구하더라라고 했던 교수님도 계셨는데, 코로나라는 악재 때문에 저 같은 학생이 한 두 명이 아니었는지 결국 리포트로 대체해줘서 살았어요(웃음). 제 노력의 부재도 있겠지만 인턴을 구한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가족이나 지인들 소개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요. 그래도 알테넝스 과정은 학교에서 도움을 주지는 않았나요?
학교에서 공고를 보내주는 정도의 도움은 줘요(웃음).
그건 우리 학교도 마찬가지다 보내주긴 많이 보내줘요(웃음).
학교에서 보내준 공고에도 지원을 많이 했는데 그중 유일하게 프랭땅(Prentemps)에서 면접 연락이 왔어요. 결국 면접 전에 취소당했지만(웃음). 링크드인에서도 많이 찾고 주변 아는 사람을 통해 CV를 넣기도 했는데 결국 다 떨어졌어요. 결국 인턴을 구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직전에 학과 교수님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솔직하게 말했어요. 나머지 동기들은 다 구했는데 나만 못 구했고 또 그중에 나만 외국인이고...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말했죠. 사실 좀 울컥하기도 했어요. 당시에 정말 스트레스가 심했거든요.
동기 중 혼자만 외국인인가요?
네. 교수님에게 일련의 일들을 다 말하고 나니 보통의 경우 자기 인맥을 소개해주지 않지만 나의 경우는 다른 케이스라 하며 지금 일하고 있는 리치몬드 회사의 인사과의 사람을 통해 제 CV를 넣어주셨어요. 그 후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이 되었죠.
교수님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그동안 언니가 인턴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코로나와 외국인이라는 한계가 있었다는 걸 감안해주신 것 같아요.
이 이야기도 하고 싶었는데, 프랑스에서 어떤 그랑제꼴의 경우 학비가 5만 유로(약 7천만 원)에 달하기도 해요. 그렇게 비싼 학비를 내고 학교에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인맥이죠. 그래서 Achter de réseau(인맥 사기)라는 말도 있어요. 도핀은 공립학교라 학비가 없지만 럭셔리 마케팅에서 가장 유명한 학교 기도 해요. 외국인으로서 타지에서 취업을 하려면 그 나라에서 어느 정도 유명한 학교를 나와야 현지인들과 그나마 비슷하게 출발할 수 있는 거죠.
다음 편에 계속
인터뷰어 조소희
파리 8 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후 단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이 김나영 @na.young.kim__
경희대학교 졸업 후 프랑스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Université Paris Dauphine에서 럭셔리 마케팅을 공부하고 리치몬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 부쉐론 제품 매니저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다.
배경 사진 <Ses souvenirs>, Peichen 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