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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조 Sep 18. 2021

세계 2위 럭셔리그룹에서 인턴 하기 3

첫 번째 만남 김나영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요?


리치몬드가 여러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JAEGER-LECOULTRE(예거 르쿠트르)란 시계 브랜드 마케팅부에서 일하고 있어요. 행정적인 부분과 전략적인 부분도 담당해요. 또 마케팅 예산도 짜고 예거 르쿠르트 산하에 있는 뱅돔 매장과 갤러리 라파예트 매장을 본사와 연결하는 업무도 해요. 부가적으로는  VIP 관리나 행사, 클리언 텔링을 하기도 해요.


에밀리 인 파리라는 드라마가 생각나네요. 그 드라마 보셨나요?  


봤어요(웃음). 


회사 직원 중 외국인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제가 알기론 저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조금 의외네요. 글로벌 기업, 특히 명품 기업이니깐 외국인 직원 비율도 높을 줄 알았거든요. 


판매직과 그룹 전체로 보면 있겠지만 프랑스 지사 사무실에는 거의 대부분이 백인 프랑스인이에요.


그럼 이 질문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데, 외국인 직원과 현지인 직원의 차이가 있나요?


제가 외국인이고 신입 인턴이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건 있지만 그 외의 다른 차이는 없습니다.


프랑스에 지내신 지 얼마나 됐나요? 




3년 됐어요. 


저는 이제 4년이 넘어가는데,  요즘 들어 한국에 있으면 프랑스가 그립고 프랑스에 있으면 한국이 그리워 결국 어딜 가든 만족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또 이런 경향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고요. 이런 고민은 없나요? 


저 같은 경우는 아직 결핍된 느낌은 없어요. 한국에 안 간 지 2년이 넘어가서 조만간 한 번 가고 싶긴 해요. 


프랑스에 한국 친구들은 좀 있나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에요. 4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카카오톡도 거의 안 봐요(웃음). 


좀 더 나이가 들었을 때도 프랑스에 있을 것 같나요?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도시에서만 살아봐서 나이가 들면 시골로 가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쉬는 날에는 주로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요즘 날씨가 좋아서 친구들과 피크닉을 가거나 바에 자주 가요. 전시회와 미술관이 다시 문을 열어서 자주 가려고 하고 있고요. 대신 토요일에 밖에 나갔다면 일요일에는 집에서 쉬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고 있어요. 


특별히 좋아하는 파리의 장소가 있나요?


오페라를 좋아해요. 오페라에 들어가진 않지만(웃음) 오페라 쪽에 한식당이 많아 자주 가게 돼요.  프랑스의 많은 것들의 익숙해졌지만 입맛은 익숙해지지 않아서요. 또 갤러리아 라빠예트와 프랭땅도 그 주변에 있어서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자주 가서 구경해요.


파리를 떠나 다른 도시에서 지내고 싶은 생각은 안 드나요? 


교환학생으로 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서 5개월 살아본 결과... 저는 파리가 잘 맞는 것 같아요(웃음).


저는 어학연수를 프랑스 제2의 도시라 불리는 리옹에서 했는데 여러 이유로 결국 살기는 파리가 나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 살 때는 서울에서 쭉 지냈기 때문에 도시에 익숙한 이유도 있고요. 또 지방 도시의 경우 동양인 차별이 파리보다 더 심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동감해요. 저는 지방 도시는 인심(?)이 좋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두 도시에 살아본 결과 파리가 인종차별이 덜하더라고요. 리옹에서는 ‘니하오’를 심하면 하루에 한 번 꼴로도 들었었거든요. 특히 여름 같은 경우에 왜 인지 몰라도 인종 차별이 더 심해졌었고요. 근데 파리에 3년간 살면서는 10번 이내로 들어본 것 같아요.  


파리에 동양인이 확실히 많기도 하고 외국인이 많아서 인종차별에 대한 감수성이 다른 도시보다 훨씬 높죠. 


맞아요. 저는 리옹에서도 어학원 주변에 거의 있었으니깐 동양인이 좀 많네(웃음).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리옹에서 올라온 프랑스 친구는 처음 파리 와서 동양인이 많아서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많이 더워졌는데 바캉스 계획이 있나요? 


4년 전에 그리스에 혼자 갔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또 가고 싶어요. 


그리스 어디 어디에 갔었나요? 


아테네, 산토리니, 밀로스 섬에 갔었는데 이번엔 똑같은 코스로 친구와 함께 가고 싶어요. 그런데 이것저것 따져봤을 때 포르투갈에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다녀온 친구들이 둘 중 한 나라만 고르라면 포르투갈을 고르더라고요. 또 한 프랑스인 친구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파리 사람들에 비해 다들 친절하고 물가도 저렴해서 좋다고 매 여름마다 가고요. 너무 기대해서 실망하지 않을까도 싶은데 꼭 포르투갈에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저는 의도치 않게 자주 가게 되는 나라가 있고 번번이 기회를 놓치는 나라가 있는데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꼭 그래요. 


맞아요 그런 나라들이 있어요. 


만약 유학 전으로 돌아가서 유학 준비를 다시 한 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명품 관련된 커리어를 적게나마 쌓았으면 어떨까 싶어요. 


동감해요. 저도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한국에서 먼저 하고 왔다면 학업적인 면에서나 취업 쪽 면에서나 훨씬 수월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햇빛이 잘 드는 날 파리 15구 집에서

2021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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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현재 리치몬드에서 인턴을 마치고 졸업 후 부쉐론 제품 매니저 어시스턴트로 일을 하고 있다. 차근차근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언니의 앞날을 언제나 응원한다.



인터뷰어 조소희 

파리 8 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후 단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이 김나영 @na.young.kim__

경희대학교 졸업 후 프랑스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Université Paris Dauphine에서 럭셔리 마케팅을 공부하고 리치몬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 부쉐론 제품 매니저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다.




배경 사진 <Ses souvenirs>, Peichen 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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