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끝이 보이지 않게 무척이나 검고 푸르러
마치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너는 어젯밤에 머물렀고
나는 오늘 너의 밤에 머무른다
너 와 나 의 밤 바 다
너와 나의 밤바다는 다른 이유로 침묵한다. 많은 말들 보다 찰나의 눈빛으로 이별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결국 어떤 결말이 나올지 보인다는 판단과 그 긴 언쟁을 할 열정조차 식어버린 현실에 침묵하는 때가 있다. 한 사람의 마음은 어젯밤에 침묵한다.
아이처럼 울고 떼써도 되지 않는 것은 있다. 바로 어제의 마음. 몸이 타들어가 재가 되어 버릴 것만 같은 심정이 들더라도, 더 이상 예전같이 말하지 않는 우리와 그때의 눈빛이 아닌 너를 바라보는 그대로인 나는 여기에 있다. 아프지만 사랑하지 않는다고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 그렇게 한 사람의 마음은 오늘 너의 밤에 침묵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