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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Aug 14. 2021

코로나 이렇게 끝이 난다

퓰리처상 수상 에드 용 과학 기자의 전망

[편집자 ] 올초만 해도 희망의 조짐이 보이는가 싶던 코로나 상황이 델타 변이 출현 이후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보도 공로로 지난 6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과학 담당 에드  기자가 다시 한번 장문의 분석과 전망 기사를 썼다. 코로나 발병 이후 발군의 순발력과 심도 높은 취재로 신뢰를 받아온 그의 기사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작년 3 '팬데믹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이후 전개 방향을 거의 정확히 예측한  이어, ‘이제 팬데믹은 어떻게 끝이 나는가’라는 제목의 이번 기사에서는 델타 변이 발생 이후 바뀐 상황과 대처 방향, 예상되는 궤적을 다양한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해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현재 미국 상황을 두고  진단과 전망이지만 전체적인 윤곽과 기본 원칙은 우리가 국내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에드 용은 국내에도 번역된 <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코로나의 겨울 유행이 시작되기 직전 기사에서, 우리가 팬데믹 대처에서 똑같은 실수를 도돌이표처럼 반복하게 만들 나선형 덫에 걸렸다고 썼다. 하지만 겨울 중간쯤 백신이 나왔고 미국의 확진자는 줄기 시작해 여름 시작쯤에는 팬데믹 시작 후 최저점까지 내려갔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제는 출구를 찾았다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가을을 걱정하긴 했어도, 델타 변이가 7월 초 이렇게 기승을 부릴 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제 네 번째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다시 팬데믹 나선 안에서 도돌이표를 반복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는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


이번의 새로운 대유행은 데자뷔 느낌을 준다. 미국은 여러 번에 걸쳐 매번 똑같이, 내가 작년 기사에서 지적한 자기파괴적이며 유혹적인 본능의 제물이 되어 왔다. 한 가지 방어책-백신에만 올인하고는 마스크니 다른 보호 조치들은 적당히 타협해 버린 것이다. 또 아직도 국민 절반은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이면서도, 인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변이를 피해 갈 수 있을 거라는 마술적 사고에 굴복했다. 또한 하루빨리 코로나 이전의 '정상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는 '노멀'의 덫에 빠져들었다. 5월 CDC가 백신 접종자에 한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후 바이든 대통령은 마치 승리의 선언 같은 연설을 했다.


석 달이 지난 지금 우리는 확진자와 입원자가 늘고 있고 실내 마스크 착용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학교와 대학은 개학을 하면서도 불안해한다. 이 모두가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보스턴 아동병원의 전연병학자인 제시카 맬러티 리베라는 "2021년 8월인데도 아직 이런 대화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 바로 바이러스다. "봄 후반기에 작성된 모델들은 꽤 일관되게 올여름은 '정상'을 회복할 거라고 예상했다. 보시다시피 지금 그렇지 않다." 감염병 동학을 연구하는 록펠러 재단의 새뮤얼 스카피노는 그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이 델타의 전파력 혹은 그게 갖는 의미를 과소평가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애초의 원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초감염재생산수(RO)가 2-3이었다.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이 두세 명이었다는 얘기다. 평균치가 그렇지, 실제 바이러스의 전파는 일정하지 않다. 슈퍼전파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소수가 큰 무리를 감염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CDC는 델타 변이의 RO가 5-9라고 추산한다. "충격적일 정도로 높은" 수치다.


간단히 말해, 원 바이러스는 감염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반해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대부분 주변에 집단 감염을 낳는다. 최근 확산세가 폭발적인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이 말은 바이러스가 우리 일상 속에 영구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뜻도 된다. 비록 백신이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과 중증 질병을 유발하는 능력은 무디게 하더라도.


이제 미국은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지난해 많은 사람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백신이 개발되어 보급되는 날만을 기다리며 견뎠다. 하지만 이제 백신은 도래했지만 접종률은 답보 상태이고, 백신 시대의 첫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이며 거리 두기며 다른 주의 조치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에 대한 답은 전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벌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병원을 보호하고, 학교를 계속 개방하고, 아직 미접종 상태인 사람들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 등등의 일을 하기 위한 시간 말이다. 대다수 사람이 결국에는 바이러스에 노출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2회의 백신 접종이라는 안전한 방식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되고(면역을 형성하고), 그 나머지는 최대한 늦게 (전염으로) 감염되도록 하기를 바란다.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에는 끝날 것이다. 목표는 여전히 우리가 종착지에 가 닿기까지 피해와 사망과 장애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세계를 자유낙하하게 만들었다. 비록 백신이 우리의 추락을 늦추고는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우리와 단단한 바닥 사이에 서 있는 나무들을 피하려면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모두가 팬데믹 피로를 느낀다.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개인이 백신을 맞았다고 승리하는 게 아니다. 코로나가 다시 우리를 굴복시키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1. 현재


그렇다고 우리가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은 아니다. 원 바이러스를 제압한 조치들은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들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백신의 경우 미국인 절반이 접종을 통해 9개월 전과는 달리 면역 보호망을 갖춘 상태다. 완전 백신 접종 (최소한 mRNA 백신 경우)은 델타 변이 유발 질환을 예방하는 데 약 88%의 효과가 있다. 돌파 감염은 일어날 수 있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경우 발생률이 0.01-0.29%에 불과하다. 돌파감염은 흔해 보일 수 있다-백신 접종 완료한 미국 1억 6600만 명의 0.29%라고 해도 약 50만 건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상대적으로 드물다. 비록 감염자는 참담한 심정이라 하더라도, 백신 미접종자의 감염 사례에 비하면 증상은 훨씬 경미하다. 백신 접종 완료는 델타 변이로 인한 입원 예방에 96% 효과가 있다. 미국 병상의 코로나 환자의 95% 이상이 미접종자들이다. 백신은 분명히 델타 변이에도 효과가 있으며, 그것도 아주 좋다는 뜻이다. 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보다 안전하다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백신을 맞은 개인이 면역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공동체는 여전히 취약할 수 있다.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미접종자는 무작위로 퍼져 있는 게 아니라, 지리적으로 모여 있고 사회적으로 연결돼 있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델타가 공격하기 좋은 취약자-군집을 형성한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에서조차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둘째, 델타는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그럴 잠재력이 있다. 이 부분이 최근 혼란을 낳는 지점이다. CDC는 델타 감염자의 경우 백신 접종 유무와 상관없이 콧속에서 바이러스 수치가 유사하게 나왔다고 추산했다. 반면 싱가포르에서 나온 연구 결과는 비록 바이러스 양이 초기에는 상당해도 백신 접종자의 경우 더 빠르게 낮아진다고 보고했다. 둘 다 이해가 된다. 백신을 통해 형성된 면역 방어가 몸에서 순환하면서 코로 침입한 바이러스를 파악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워싱턴대학의 면역학자 매리언 페퍼는 "한번 (바이러스를) 파악하기만 하면 아주 빠르게 제압할 수 있다"면서 "초기에는 (콧속에) 같은 양의 바이러스가 있더라도, (면역 방어가 형성돼 있으면) 기도와 폐에서 복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자는 애초에 델타 변이에 감염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남에게 전파할 가능성도 미접종자보다 훨씬 낮다.


그럼에도 공식적인 발병 상황의 묘사나 일화적 보고 사례 등 여러 갈래의 증거로 볼 때, 백신 접종자라도 여전히 델타 변이를 전파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미접종자보다는 정도가 낮다고는 해도 말이다. 그래서 CDC는 실내 마스크 의무화로 복귀한 것은 일리가 있으며, 백신 접종자라고 해서 팬데믹의 집단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들의 행동은 여전히 델타 변이의 미접종자(노약자와 아이 포함) 공격 능력에 영향을 준다. "백신을 맞았다면 자기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비관적일 이유가 없다. 더 안전해졌으니까. 하지만 주변 사람은 얼마나 안전한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예일대의 아동 감염병 전문가인 인시 일디림은 말했다.


셋째, 델타의 극단적인 전파력은 백신을 통한 공동체 수준의 보호를 얼마간 무력화한다. 다른 주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델타는 (미국처럼) 백신 접종률이 절반인 나라 정도는, 원 바이러스가 완전 미접종 국가에서 퍼지는 것보다 더 빠르게 번질 수 있다. 또한 백신 접종률 90%를 기록하고도 다른 방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곳에서는 퍼질 수 있다. 델타 변이는 "정말이지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았다."라고 조지타운 대학의 슈웨타 밴설 감염병 생태학자는 말했다. "안전해졌다고 생각한 공동체들도 다시 위험에 처했다." 백신은 여전히 확산의 규모를 줄이고 유행의 영향을 줄일 수는 있지만, 수학적으로만 보더라도 "백신만으로 델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라고 머레이는 말했다.


여기에 바로 지금의 팬데믹 딜레마가 있다. 백신은 개인이 자신을 보호하는 데 최선의 방법인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사회는 백신을 유일한 방어책으로 볼 수는 없다. 지금으로서는 미접종자가 모여 있는 집단의 규모가 아직도 델타 유행이 계속되게 할 만큼 큰 상황인 데다, 이것이 병원 능력을 압도하고 학교 문을 닫게 하고 훨씬 더 나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의 이점을 활용해야만 한다"라고 밴설은 말했다. 여기에는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는 환기 개선, 감염 조기 색출 위한 빠른 검사, 유급 병가나 해고 잠정 중단 같은 형태의 사회적 지원, 감염자 격리를 위한 자유로운 고립 시설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안전을 둘러싼 계산도 바뀌었다. 첫 세 차례의 대유행에서 나이 든 사람은 가장 취약자군에 속했다. 이제 65세 이상 미국인 80%가 백신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12세 이하 아동은 백신 접종에서 제외된다. 어린이는 코로나로 인한 중증 확률이 낮다. 하지만 미국에서만 이미 400명 이상 숨졌다. 다른 관련 질병 환자도 적지 않다. 드물긴 하지만 심각한 사례는 아이들의 경우 더 치명적이다. 델타 시대에는 이런 것이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 가상 학습은 아이와 부모에게 고통과 부담이 너무 컸다. 내가 물어본 모든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교실로 복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보호 조치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즉 아이 주변 어른들이 백신을 맞아야 하고 학생과 직원에게 마스크를 쓰게 해야 하고 환기 시설 개선, 정기적 검사 같은 것들이다. 그렇지 않으면 델타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


2. 그다음엔


그다음엔 어떻게 될까? 델타는 전파력이 워낙 강해 주의 조치가 풀리기만 하면, 대다수 국가는 "큰 규모의 방출 파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런던 보건 열대의학대학의 감염병 모델러인 애덤 쿠차스키는 말했다. 백신 접종률이 오르면 그런 파도는 작아지고,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른바 집단 면역은 백신 접종만으로는 달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CDC가 추산한 델타의 RO를 최저점으로 잡고서도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국민 90% 이상이 접종해야 한다. 그럴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최고점으로 잡았을 경우에는 산술적으로도 현재 보유한 백신으로는 집단면역 달성은 불가능하다.


이 말은 '코로나 제로'의 꿈은 말 그대로 환상이라는 뜻이다. 그보다 팬데믹이 끝나는 상황이란 거의 모두가 면역을 갖게 되는 때다. 바라기로는 모두 백신 접종을 통해서거나, 아니면 반대로 감염이 되고도 살아남는 방식이거나. 그렇게 될 경우 유행의 사이클은 끝이 나고 팬데믹은 잦아들 것이다. 그럴 경우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는 풍토병이 될 것이다. 즉 일반 독감을 낳는 네 가지의 사촌 바이러스처럼 우리 일상 속에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일부가 될 것이다. 그때는 문제의 심각성은 줄어들 것이다. 바이러스가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새로울 게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면역적으로 취약한 상태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전부터도 풍토병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들 했다. 하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전에는 함께 노력하면 코로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곳으로 옮겨갈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델타는 게임을 바꿔 놓았다."라고 머레이는 말했다.


마약 코로나19가 여기에 머물면 대다수 사람은 평생에 언젠가 한 번은 조우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다수는 지난해 내내 바이러스를 완전히 피하느라 그렇게 무던히도 애를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다. 바이러스와 노출 경험이 없는 면역 체계가 만나는 상황이다. 후자의 경우가 아니라면 바이러스는 그렇게 겁낼 필요가 없다."라고 에모리 대학의 감염병 연구원인 제니 러바인은 말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자. SARS-CoV-2가 코로나19를 유발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백신 접종은 둘을 절연시킬 수 있다. 접종자도 결국 언젠가는 바이러스를 흡입하겠지만 그랬다고 반드시 심하게 아플 필요는 없다. 일부는 끔찍한 증상이 있더라도 회복된다. 다수는 운 좋게도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갈  것이다. "미래에는 생활이 2년 전과 같이 느껴지는 때가 올 것이다. 누구를 향해 달려가고, 포옹을 하고, 그러다 감염되고, 코를 푸느라 티슈 반 통을 쓰는 기간을 지나고, 다시 일상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 목표가 그곳이다. 하지만 아직 이르지 못했다."라고 러바인은 말했다.


내가 대화한 전문가 중 아무도 언제 그 지점에 이를 수 있는지 예측하지 못했다. 특히 여름철 델타 유행으로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 내 동료 새라 장은 영국이 다음 상황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썼다. 풍토병으로의 귀착이 미래라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다른 주의 조치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을 늦출 뿐이다-무엇을 목표로? "우리로서는 여전히 시간을 벌어야 할 이유가 너무나 많다."라고 밴설은 말했다. 바이러스를 억제해야 학교 개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훨씬 더 나쁜 변이가 진화할 위험도 줄인다. 연구자에게 돌파감염의 장기적 결과를 더 잘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준다. 게다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는다.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알칸사스, 미시시피, 앨라배마, 미주리를 보면 델타는 병원을 쉽게 마비시킨다. 특히 미접종자가 많은 지역이 그렇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특히 의료보건 인력이 이미 탈진 상태에다 이월된 중증 환자가 누적돼 있기 때문이다. 이 인력들도, 모든 국민 못지않게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 팬데믹의 고통은 쌓여 가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다. 신규 감염자 발생을 최대한 미뤄야 전열을 가다듬을 기회가 확보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은 장기 이식자를 포함해 면역 체계가 손상되거나 약화된 수백만 명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아직 대기 중인 미접종자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해서라도 시간을 벌어야 한다. 여기에는 완고한 백신 거부자들 말고도, 어린아이들, 식량 부족, 추방 위험자, 저소득층 등도 포함된다.


3. 결국에는


팬데믹도 끝이 난다. 그러나 이번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전 지구 차원에서는 그렇다. 세계 인구의 불과 16%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이 인구의 1%에 불과한 나라가 다수다. "봉쇄냐 재앙적인 유행이냐 사이에서 힘든 해"를 보내야 한다고 감염병 모델 연구자인 애덤 쿠차스키는 말했다. 미국과 영국은 풍토병으로 가는 길에서 앞서 있다. "하지만 그들도 아직 거기까지 도달하지 않았다. 그때까지 마지막 강타가 가장 힘들 때가 많다. 세계 많은 지역에서 통제 불능의 유행병을 겪고 있는데 부자 나라에서 작은 조치를 놓고 다투는 사람들 보면 부분적으로밖에 공감이 안 된다."

 

결국에는 인류가 코로나 바이러스와도 깨지기 쉬운 평화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다. 코로나 발병은 드물어지고 규모는 작아지겠지만, 면역이 떨어지는 신생아의 출산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또 일어날 수 있다. 성인들도 면역력이 일정 정도 이상 떨어지면 부스터 샷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데이터로 볼 때는 최소한 2년 동안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더 큰 걱정은 현재 면역 방어를 피할 수 있는 신종 변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바이러스 확산을 방치할수록 그럴 가능성은 커진다. "그것 때문에 밤에 잠이 안 온다"라고 조지타운 대학의 슈웨타 밴설은 말했다. 그럴 가능성을 방지하려면 세계가 경계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의 정기적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가 어디서 다시 유행할지 알 수 있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걱정스러운 돌연변이와 신종 변이의 존재 여부를 밝힐 수 있다. 직관과는 달리, 이런 조치는 팬데믹의 종료점에 가까워질수록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전파가 느려질수록 바이러스의 이동은 예측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공중보건 체계는 감시에 관한 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경향이 있다"라고 밴설은 말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민첩하면서도 포괄적인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정기 검사와 폐수 모니터링, 유전자 서열분석, 구글 검색 분석 등이 포함된다. 그럴 경우 일기 예보가 폭풍과 태풍에 관한 경고를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발병과 유행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시스템은 또한 다음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른 호흡기 질환도 모니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 폰은 우산을 가지고 나가야 할지 알려줄 수 있다. 앞으로는 마스크를 써야 할지도 알려줬으면 한다. 남은 평생 그런 게 있었으면 한다."라고 스카피노는 말했다.


지난 1월 이후 논평가들은 코로나를 독감이나 일반 감기에 비유하며 겁낼 것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독한 독감 해는 아주 독하다!"라고 아메리카 대학의 린제이 와일리는 말했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작년 독감은 사실상 사라졌다. 천식도 격감했다. 호흡기 감염은 미국과 세계 전역에서  사망 원인 상위 10위권에 들지만 예방될 수 있을 때가 많다. 그것도 봉쇄나 영구적인 마스크 의무화가 없이도.


우리가 사는 건물의 환기 시설은 개선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현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을 만들 수 있어야만 한다. 이제 서구 사람은 아시아 사회가 이미 하는 것처럼 아프면 마스크를 쓸 수 있다. 직장은 유급 병가 정책을 펼 수 있고, 학교는 출석부 기록 체계를 고쳐 "아픈 데도 등교하는 일이 없도록" 할 수 있다. 이 모든 조치는 안전벨트나 콘돔, 선스크린, 치약, 그밖에 우리 건강 보호에 사용하는 다른 도구처럼 우리 일상의 정규적인 일부가 될 수 있다. 현재 팬데믹이 유행하는 것이나, 결국에는 이것이 풍토병이 되고 말 거란 전망은 패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보다 우리가 들이쉬도록 하는 바이러스에 관한 우리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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