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이퍼 Oct 30. 2021

조금은 천천히 다가와 줬으면 좋겠어

입술사이

조금은 천천히 다가와 줬으면 좋겠어

길을 걷다가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거리가 되면

화들짝 놀라는 그런 풋사랑으로 시작하고 싶어



한번 불타오르고 쉽게 꺼지는 성냥 같은 만남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조금은 천천히 내가 다가가는 속도에 맞춰 주었으면 해

그럼 쓸데없이 우리 관계에 대해서 걱정할 일이 없을 테니



같이 걸을 때 언제 손을 잡아야 할지 망설이는 사랑

데이트 코스로 어디가 좋을지 고민하는 사랑

늦은 저녁 집 앞까지 바려다 주는 사랑을 하고 싶어



내일은 어떤 일이 생길지 기대하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랑은

우리 연애 기간 중 짧게 스쳐가는 여우비 같을 거야

이때 느낄 수 있는 달콤한 것들을 최대한 즐기자



네가 나를 알고 싶어 하는 만큼, 나도 네게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너와 달릴 준비가 되면 힘들고 지쳐도 혼자 달리지 않고 끝까지 같이 달릴 테니

조금은 천천히 다가와 줬으면 좋겠어

매거진의 이전글 서랍 한 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