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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Nov 10. 2021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녀가 말했다.

가끔씩 행복하게 지내라는 너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아. 

그때마다 머릿속이 복잡해져


넌 이미 행복해졌으니 너를 잊으라고 하는 말일가? 

아님 정말로 내가 행복해지길 바래서 했던 말일까?


넌 내 생각할까?

난 아직도 다시 연락하면 예전처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는 서로의 행복을 위해

세상에서 없는 사람처럼 취급해야 한다니


난 아직도 슬픈 영화를 혼자 보지 못해

그 길고 긴 여운을 혼자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우리의 연애는 슬픈 영화 같았어

앞으로 다가올 시련도 모른 채 행복하게 지내다 결국은 슬픈 결말로 끝나는 


나 없는 너 정말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그럼 너 없는 나도 행복해야 하는데 

왜 행복한 척 연기를 하고 있을까?


시간이 지나고 나서 

행복하게 지내라는 말이 너 없이 잘 지내라는 뜻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

멍청하게 난 어떡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지.


나 없이 잘 지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먼저 연락 오지 않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직도 번호가 저장되어있어.

실수라도 좋으니 목소리 한번 들었으면 좋겠다. 


난 행복해지라는 말이 싫지만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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