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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Feb 23. 2022

호주 일상 / 화이자 백신 3차 후기

해외 일상 

한국은 부스터 샷 4차까지 갔다는데 호주는 이제 3차 부스터 시작이다. 호주 빅토리아 주 보건부에서 주기적으로 연락이 왔었다.  마지막 백신을 맞은 기점으로 6개월 후 자동으로 연락이 발송되는 것 같다. 같은 시기에 맞은 지인들도 연락을 받기 시작했다.


2차 백신을 맞을 때 아팠던 기억 때문일까? 최대한 접종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 늦추고 싶었다. 이불을 덮으면 덥고 그렇다고 걷어버리면 추운 그런 가벼운 짜증 때문이 아니었다. 미열, 근육통 그리고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합병증, 백신을 맞고 얻은 합병증 두 가지의 합병증을 두고 저울질해야 한다는 게 안타까울 나름이다. 남반구에서 홀로 해외생활을 하고 있어서일까? 아프면 누구도 가족처럼 날 돌봐줄 수 없다는 생각에 걱정되지만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마침 3월에 여행 및 결혼식 등 여러 행사들이 겹쳐 어찌 됐든 백신을 맞아야 심적으로도 안정될 것 같았다. 

단백질, 고기를 백신 맞기 전에 먹으면 덜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검증된 사실은 아니지만  백신 예약 후 며칠 동안 고기를 먹었다.  


접종 하루 전날,  백신을 위해 소주잔에 사이다를 가득 따라 지인과 마지막 건배를 했다.  접종 장소는 멜버른 칼튼에 있는 역사적인 건물 왕립 전시관이었다. 지난번 백신도 이곳에서 맞았는데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백신도 으리으리한 곳에서 맞는다며 신기해했다.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지 백신 맞고 놀러 가고 싶을 지경이었다. 체온 체크, 손 소독, 마스크 바꾸기, 개인 정보 확인 등 여러 절 차를 마치고 백신 주사를 놔줄 담당 의사를 배정받았다.   

담당의사는 원래 웃음이 많은 사람인지 아니면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인지 너무 친절해서 놀랐다. 


그레이 아나토미를 통해 의료업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힘듦을 간접적으로 느낌으로써 그들의 노고에 참 감사함을 느낀다.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합병증은 없는지, 주사를 맞고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위급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 프로토콜을 알려주고 나서야 무거운 철제 서랍에서 백신을 꺼냈다. 


담당 의사가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 있는지 물어보는데 대답을 듣고 피식했다. 

" 얼마나.. 아플까?.."

1~2차 맞을 때 얼마나 아팠는지 물어보고 그 정도 되거나 그 이하 정도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행히 이틀 정도 더 쉴 수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백신 맞은 당일 오전 일찍 맞아서 그런지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 오후 6시를 넘어가자 조금씩 몸이 으슬으슬거리기 시작했다. 지난번 열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어서 바로 파나돌을 집어삼겼다. 그리고 한두 시간 지났을까? 다시 몸이 쌩쌩해졌다. 


이러기를 2~3일 반복하고 난 후 3차 백신은 무탈히 잘 넘어간 줄 알았다. 







3일째 되는 날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무기력증, 피곤함이 쏟아졌다. 눈을 뜨려고 하면 누가 눈꺼풀을 잡고 억지로 눈을 뜨지 못하게 잡고 있는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에게 상황을 전달해 두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파나돌을 먹고 바로 잠을 청했다. 이러다가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으면 4차 5차 백신까지 맞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이렇게 화이자 3차까지 무탈히 잘 넘기는 것 같다. 만약 4차 백신을 맞게 된다면 일주일 병가를 내야 할 것 같다. 화이자 3차 백신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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