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청첩장을 받을 때
오랜만에 친구들 만날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누르고
최대한 단정하고 튀지 않은 옷으로 골라 입었다.
친한 친구가 결혼하던 날
눈시울이 붉어지며
앞으로 행복하길 바라며 뒤풀이 날 술을 잔뜩 마셨다.
남은 친구들끼리 모여 우리는 다 같이 한 번에 결혼하자고
의미 없는 말을 주고받으며
이제는 마음 편히 보지 못할 친구를 마음속에서 보내주었다.
그리고 너에게 받은 청첩장.
나에게는 참 의미 있는 청첩장이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철부지 동생 역할을 톡톡히 하는 너였는데
언제 이렇게 컸을까?
주변 사람들이 다들 결혼하니 등쌀에 떠밀려 결혼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네가 먼저 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루 종일 청첩장에 있는 네 이름을 보며 몇 번을 불렀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어린 시절 늦은 밤 게임하다 걸려 손들고 서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정말 가족의 품을 떠날 때가 왔나 보다.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청첩장을 받으며
진심을 다해 축하하고 행복을 빌었다.
사랑한다. 내 동생